“분기보고서 반기로 바꿀 수도”…미국 SEC, 제도 전환 논의에 시장 긴장
현지시각 28일,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사 실적 보고 주기를 단기별(분기)에서 반기별로 바꿀지 신속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반영된 이번 조치는 기업 경영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이지만, 투자자 보호 및 시장 투명성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SEC 폴 앳킨스 위원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반기별 실적 보고 전환 방안의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행 분기별 보고 대신 상장기업이 반기별 보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대하는 게 이 방안의 핵심이다. 앳킨스 위원장은 “정부 규제는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투자자 보호라는 최소 목적에 머물러야 한다”면서, 미국에 상장된 외국기업이나 일부 영국 기업 등은 이미 반기별 보고 체계를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2014년 반기별 보고 중심으로 제도를 되돌렸으나, 일부 대기업은 여전히 분기보고를 유지하고 있다. 앳킨스 위원장은 각 시장 환경에 맞는 선택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SEC의 중립성을 강조했다. 미국 증시의 현행 분기별 실적 보고는 1970년 이래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SEC 승인 하에 기업이 분기보고 대신 반기보고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China) 기업은 장기 경영에 초점을 두는 반면, 미국 기업은 분기마다 실적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 보호 단체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투자자 방어력이 저하되고, 중소 투자자들이 기업 정보를 늦게 접하며 시장 투명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불어 미국 자본시장의 정보 접근성과 효율성에도 부정적 파장이 우려된다는 입장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SEC의 논의가 마침내 상장사 실적 공개 문화에 근본적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반기보고제 전환이 미국 내 기업–투자자 간 신뢰 균형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실제 제도개편으로 이어진다면 미국 증시 체계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환경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SEC 및 입법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자본시장의 질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