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전 장관 도피 의혹”…조구래 전 외교부 기조실장, 특검 피의자 조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과정을 둘러싼 도피 의혹 수사를 두고, 특별검사팀과 외교부 전직 인사들이 맞붙었다. 대통령실 및 외교·국방 고위직이 연이어 소환 대상에 오르면서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임성근 전 7사단장은 이틀 연속 특검 출석을 거부하며, 사건의 흐름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6일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외교부의 인사·조직관리 책임자였던 조구래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은 이날 조 전 실장이 취재진을 피할 수 있도록 지하로 출입하게 하며 엄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 전 실장이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두 번째다.

조 전 실장은 이종섭 전 장관이 지난해 3월 호주대사로 임명될 당시 외교부 내 인사·예산 등 조직관리를 총괄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특검은 조 전 실장이 대통령실과의 협의 아래 대사 임명 과정에 실제 관여했는지 여부와, 인사 검증 및 내부 논의 내용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실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범인도피와 직권남용이다.
특검팀은 전날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진술을 확보했으며, 오는 8일에는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주요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에 대한 릴레이 조사로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임성근 전 7사단장은 이날도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불출석 사유서만 제출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부적절한 작전통제권 행사와 지휘 책임 위반 혐의(업무상과실치사, 군형법상 명령 위반)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 그는 구속 전까지 진술을 거부하다 구속 직후 일부 진술에 나섰지만, 최근 이완규 전 법제처장을 새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다시 진술 거부 기조로 돌아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위직 인사들의 잇따른 소환을 두고 대통령실과 국방·외교 라인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 조사 결과와 후속 소환 일정에 따라 정국 향방은 한층 예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검은 “향후 추가 소환 조사와 증거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