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완승 담금질”…홍명보호, 이라크전서 금자탑→11회 연속 본선행 확정
이밤, 바스라의 밤공기는 달구어진 함성과 조국을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홍명보 감독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마침내 또 하나의 역사를 새겼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9차전, 낯설고 메마른 땅에서 태극전사들은 집념을 무기로 이라크를 2-0으로 꺾었다. 그 결실로 11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위업을 완성했다.
경기장의 열기는 유례없이 치열했다. 대표팀은 44도에 달하는 찜통 더위, 삼엄한 경계와 전세기 이동이라는 이중삼중의 벽까지 뚫어내며 오직 필드 위에서만 답을 찾았다. 전반은 이라크 관중들의 무차별적 응원과 관중 난입 사태, 그리고 거센 압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조련은 흔들리지 않았다. 팀은 수비 조직을 단단히 하며 차분하게 기회를 엿보다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가져왔다.

결정적인 순간은 후반 6분에 찾아왔다. 김진규가 문전 혼전에서 빠른 집중력으로 선제 득점을 올리며 무거웠던 균형추를 한국 쪽으로 기울였다. 이어 후반 28분, 오현규가 추가골을 터뜨리자 바스라 스타디움의 시간도 잠깐 멈춘 듯했다. 두 선수의 연속골은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단박에 살리며 상대의 의지를 꺾기에 충분했다.
관중석에서는 팬들의 뜨거운 탄성이 쏟아졌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극한의 환경에서도 한마음이 돼 승리를 쟁취했다. 이제 본선 준비에 모든 걸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은 대표팀의 숙소와 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고, 태극전사들은 응원에 화답하며 조국을 향한 귀국길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곧바로 파주 NFC 소집과 잔여 예선, 본선 대비 훈련 계획을 밝혔다. 이라크를 넘어선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대망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다. 이미 조 2위 이상을 확정지은 만큼, 홍명보호는 순위 싸움뿐 아니라 본선에 맞춘 전술 점검에도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거센 소음과 무더위, 경계의 벽을 넘어 나온 결과는 숫자 이상의 울림을 남겼다. 하루의 끝, 팬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태극전사들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대한 기록과 감동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여줄 마지막 3차 예선 10차전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