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착지의 여운”…양학선, 전국체전서 마지막 도마→은퇴 선언

체육관을 채운 박수와 환호는 빛나는 전설의 마지막 도마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양학선의 마지막 착지 순간, 관중석의 아쉬움과 존경이 한데 어우러졌다. 오랜 세월을 온전히 체조에 바쳐온 한 선수가 동메달과 함께 은퇴를 맞이하는 장면에는 남다른 감동이 묻어났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치러진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사전경기. 이날 경기는 양학선이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공식 무대에 나선 자리였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과 2011·2013년 세계선수권 도마 2연패로 한국 체조의 금자탑을 세운 주인공이다. 특히 자신의 이름이 붙여진 5.6점 난도의 ‘양학선’ 기술은 도마 최고 난도 기술로 기록됐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수술은 양학선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 2016년 아킬레스건 부상 등으로 리우 올림픽 출전까지 무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해 전국체전 사전경기 도마 종목별 결승 무대에서 끝까지 도약했고, 마지막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족의 응원과 팬들의 박수, 그리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 전무이사의 격려가 현장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경기 후 대한체조협회는 양학선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며 지난 세월의 헌신을 치하했다. 양학선은 "선수로서의 삶은 끝났지만, 앞으로 체조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로 사랑받은 스타의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날 부산 사직체육관을 메운 관중들은 오랜 여운을 가슴에 안고 그의 은퇴를 지켜봤다. 오랜 시간 도약에 도약을 거듭한 양학선의 손끝은 이제 새로운 출발선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