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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운명 걸린 항변”…칼리프, 유전자 검증 논란→CAS 판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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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운명 걸린 항변”…칼리프, 유전자 검증 논란→CAS 판결 주목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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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계에 뜨거운 긴장감이 번지는 가운데,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 이마네 칼리프가 월드 복싱의 유전자 검사 방침에 정면으로 맞서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2025 세계복싱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칼리프는 현행 성별 확인 절차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경기장 밖 또 다른 승부의 장에 섰다.

 

칼리프는 성별 검사 없이 선수권 참가를 허용해 달라며 CAS에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임시 조치는 기각됐다. 현재 칼리프와 월드 복싱 측은 서면 자료를 교환하며, 향후 심리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월드 복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복싱 관장 자격을 인정받은 단체로, 올해 5월부터 국제대회 18세 이상 출전 선수 모두에게 PCR 기반 유전자 검사를 통한 출생 시 염색체 기준 성별 확인을 의무화했다.

“유전자 검사 논란”…칼리프, 월드 복싱 출전 제한 CAS 제소 / 연합뉴스
“유전자 검사 논란”…칼리프, 월드 복싱 출전 제한 CAS 제소 / 연합뉴스

월드 복싱은 선수 안전과 공정한 경쟁을 위해 이 방침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지만, 칼리프 실명 공개로 불거진 논란에 공식 사과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이마네 칼리프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린위팅과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량을 증명했으나, 두 선수 모두 IBA 주관 2023 세계선수권에서는 성별 검사 미통과로 출전하지 못한 이력이 있다. IOC는 러시아 중심 IBA를 올림픽 복싱에서 배제하고 여권상 성별을 기준으로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고, 결국 칼리프는 정상에 올랐다.

 

각국 복싱 연맹은 대회 공정성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고, 월드 복싱은 이에 대응해 유전자 검사 자격 기준을 강화했다. 이번 방침은 세계육상연맹에 이어 올림픽 종목에서 두 번째로 시행되는 엄격한 성별 확인 절차로, 기존과 달리 출생 시 염색체 기준을 명확히 요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세계육상연맹 역시 트랜스젠더 및 성 발달 차이(DSD) 선수를 둘러싼 자격 기준을 잇달아 강화해, 국제 스포츠계에서 성별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칼리프는 선수 개개인의 권리와 경기의 본질적 공정성, 그리고 자신이 흘린 땀의 성과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 복싱의 정책 변화와 CAS의 최종 판결이 복싱계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스포트라이트가 벗어나면 선수의 삶은 더 깊은 고민과 응시로 이어진다. 링 안팎에서 치열한 논의가 계속되는 복싱계의 흐름은, 올 가을 세계선수권 무대를 정점으로 또 다른 변곡점을 예고한다. 이번 사안의 판결 결과는 국제 복싱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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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월드복싱#c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