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간과의 싸움 속 미완의 수사"…김건희특검, 주요 의혹 해소 여부 촉각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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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이 다시 고조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 각종 의혹 수사의 마무리 기한을 한 달 반 남긴 시점에서 주요 쟁점들의 실체 규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특검이 핵심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을지, 정국의 중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7월 출범 이래 넉 달 넘게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각종 권력형 의혹을 수사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16일까지 15명을 구속 기소, 6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애초에 주요 의혹으로 지목된 사건 상당수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특검팀은 10월 말 국회에 제출한 활동 경과 보고서에서 15건의 수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3주가 지난 현 시점에도 구체적인 관련자 추가 기소는 정당법 위반 사건(건진법사 전성배 씨 연루)에 그쳤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감사원의 관저 이전 감사와 관련된 허위공문서 작성 등 대부분의 핵심 사건은 실제 수사 진척이나 '윗선' 소환 조사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양평고속도로 관련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7월 국토교통부 및 한국도로공사 압수수색 뒤 관련자 수사를 이어왔으나,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 핵심 인물에 대한 직접 소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수사에서도 21그램이 대통령실 관저 이전·증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과정에 대한 특검의 위법 여부 수사는, 현재까지 김오진 전 국토부 차관 등 해당 공무원들의 직권남용 단서 확보에 머물러 있다. 최근 21그램 측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의류를 건넨 정황까지 포착했으나, 특검 수사가 의혹의 정점에 도달하지는 못한 상태다.

 

삼부토건, 웰바이오텍 등 이른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연계 주가조작 의혹’도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시장에서 거론된 시세 조종 및 이익 환수 정황을 추적, 웰바이오텍 실소유주 양남희 회장을 13일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끌었지만 법원이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그 결과 특검의 '윗선 이익 공유' 고리 수사도 한층 더 난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특검팀은 검사 출신을 배제한 새 수사팀을 통해 지난달 말부터 검찰의 김건희 봐주기 의혹까지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해 약 4년 반의 수사 끝에 김건희 여사에게 지난해 7월 불기소 처분을 내린 과정을 포함해, 윤석열 정권과의 유착 가능성이 제기된 사건들이 수사선상에 오른 형국이다.

 

그러나 활동 기한이 빠듯하다. 김건희 특검법상 특검팀 수사 가능 기간은 11월 28일까지로, 7월 2일 개시 후 90일 기본 기간에 30일씩 두 차례 연장된 상태다. 내달 28일까지 이재명 대통령 승인 하에 마지막 30일 연장이 가능하지만, 현재 남은 시점에서 미제 의혹의 양과 난이도를 고려할 때 물리적으로 빠듯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수사의 연속성과 정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법 재개정 또는 추가 입법으로 활동 기간을 내년 상반기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정당 차원의 공식 입장이나 구체적 대책이 공유되지는 않았다.

 

특검팀이 시한 내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는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관돼 새 수사팀이 재구성된다. 이때 수사 동력의 이음매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국회는 김건희 여사 관련 주요 의혹의 해소 여부와 더불어 특검 활동 연장, 후속 대책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잇따른 의혹 수사와 활동기한을 놓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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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민중기특별검사팀#양평고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