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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꽃길의 서정, 계절의 숨결 따라 걷다 → 장성 축제의 여운 6월 초까지 이어진다
문화

황룡강 꽃길의 서정, 계절의 숨결 따라 걷다 → 장성 축제의 여운 6월 초까지 이어진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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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봄의 끝자락, 황룡강을 따라 흐드러진 꽃물결이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금영화가 강변을 수놓으며, 계절의 숨은 여운이 방문객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머문다. 맑은 일요일 아침, 4만7천 명이 머문 그 풍경처럼, 누군가의 봄은 이 길 위에서 조용히 피어나고 있었다.

 

제24회 장성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는 땅을 적신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7만3천500명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봄꽃의 향연은 날씨의 장벽도 넘어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듯한 장면을 그려냈다. 황룡강 강변의 초록과 붉은 꽃길을 걸으며, 쏟아지는 햇살과 바람, 흙내음 가득한 공간에서 누구나 시인이 돼 보았다.

출처=장성군
출처=장성군

힐링허브정원에 마련된 ‘2025 전라남도 정원 페스티벌’ 행사장엔 초청 정원, 작가정원, 시민참여 정원 등 다채로운 테마의 녹지 공간이 조화롭게 이어졌다. 1.5킬로미터에 걸친 산책로에서는 정원사와 작가가 손수 가꾼 이야기들이 꽃과 바람에 실려 전해졌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풀 잎사귀를 쓸어 담고, 어른들은 봄의 기운을 마시며 삶의 위로를 받았다.

 

장성군은 페스티벌이 끝난 뒤에도 이 특별한 정원 공간을 세심히 관리할 예정이다. 관광객들이 언제라도 자연을 벗삼아 걸을 수 있는 녹색 쉼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김한종 군수의 말처럼, 황룡강은 이제 계절과 이야기가 머무는 지역 명소로 한 뼘 더 성장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봄꽃의 화사함이 예년보다 늦게 절정을 맞이하며, 황룡강 변의 꽃길은 6월 초까지 색을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정한 이들과 걸으며 풀잎 사이로 스미는 봄바람에 귀 기울이다 보면, 그 길 끝에 지난 계절의 따사로움이 조용히 깃드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오는 5월 18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정원 페스티벌과 6월 초까지 이어지는 봄꽃 산책길은 자연의 숨결을 담아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황룡강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계절이 건네는 느린 인사 속에서 자신만의 봄을 마주할 것이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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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황룡강길동무꽃길축제#황룡강#정원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