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플랫폼 신설”…삼성에피스홀딩스, 11월 자회사 설립 예고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가 오는 11월,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에 특화된 신설 자회사를 설립한다. 이 같은 사업구조 재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절차에 맞춰 진행되며, 신설 법인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바이오 플랫폼이라는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한다. 업계는 이번 분할·설립 발표를 바이오산업 구조 전환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11월 14일까지 바이오 플랫폼 신설 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22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식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분할되는 이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주사로 자리를 잡게 되며, 지주회사 규정상 2개 이상의 자회사가 필요한 만큼 본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섰다.

앞으로 설립될 자회사는 설립 초기 플랫폼 기술 구축과 확보에 집중하고,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면 후보물질 개발 등 신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적 전략을 예고했다. 신설 자회사의 초기 자금은 인적분할을 통해 확보한 내부 유보금을 활용하며, 외부 차입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합병 가능성은 부정했다.
이번 분할 구도의 핵심은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및 플랫폼 신사업을 완전히 분리, 각 사업군의 이해상충 우려를 최소화하고 순수(Clean & Pure-play) 사업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고객사의 이해상충 리스크 해소와 사업영역 명확화로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또한 글로벌 파트너십 다각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다변화,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신규 CMO 서비스 확장을 통해 세계 ‘탑티어’ CDMO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은 이번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에 이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바이오 플랫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통 바이오의약품 개발에서 최근 AI·디지털 기반 플랫폼 기술이 산업 게임체인저로 부각되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 핵심 기술 내재화와 R&D·M&A를 적기에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도 플랫폼·CDMO 사업 분리를 가속화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미국, 유럽 대형 바이오텍들도 CDMO와 플랫폼 사업을 투명하게 구분하며 기업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의 이번 구조 전환이 업계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성장과 사업 다각화에는 기술 경쟁뿐 아니라 정책 및 규제 환경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의 진정한 성장 동력은 혁신 기술 내재화와 효율적 지배구조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신설 자회사가 글로벌 바이오 플랫폼 시장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조직, 신사업 추진력 간 조화가 미래 바이오 지주회사의 성장 조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