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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시, 남북 협력의 전략 시험장”…현대경제연구원, 단계적 재개 방안 제안
정치

“개성시, 남북 협력의 전략 시험장”…현대경제연구원, 단계적 재개 방안 제안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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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협력의 패러다임 전환 지점에서 개성시가 주목받고 있다. 정체된 남북 관계를 뚫을 실마리이자 새로운 협력 질서의 시험장으로서 개성시의 전략적 활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북한 정책 수요에 기반한 남북 협력 단계적 재개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시각을 내놨다. 남북 경색의 원인인 단절 경험을 딛고, 현실적 협력의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개성시를 과거 남북 협력이 진행됐던 경험이 있고, 북한 정책 당국의 지역 개발 수요와 지리적 여건이 맞물린 지역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제 제재 환경을 고려할 때 민생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협력부터 추진할 수 있는 ‘시범지역’ 성격을 지녔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개성시가 매년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주요 사업지로 선정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농촌 재개발, 산림녹화, 방조제 건설 등 북한 내 정책적 관심이 높은 지역이며, 정책 지원이 집중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강 하구와 접경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해양 생태 복원, 수자원 공동관리 등 환경 분야 협력도 구상이 가능하며, 이런 초점은 농업 지원, 주민 건강 증진, 생태·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또한 개성시가 경기도 파주시, 인천광역시 등과 인접해 물류·인력 이동에서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접근성이 좋고, 협력 비용과 위험도가 낮은 특성이 남북 실질 협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개성시에서의 협력 재개는 남북간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한반도 평화 구축이나 실용 협력 가능성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게 연구원의 핵심 진단이다. 연구원은 단기적 과제로는 국제 사회의 제재 면제 가능성이 높고 수용성이 큰 분야, 즉 민생 분야를 중심에 두고 남북 협력의 물꼬를 트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지역의 산업·생활 기반 인프라 개선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현대경제연구원의 진단은 남북 협력이 반복되는 단절과 교착 국면을 넘어 단계적·실질적 재개의 밑그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권 및 관련 부처도 개성시를 활용한 협력 방안을 각종 대북 정책 논의에 포함시킬지 귀추가 모아진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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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개성시#남북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