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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바다 따라 걷는다”…영덕의 산책로와 해수욕장이 선택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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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바다 따라 걷는다”…영덕의 산책로와 해수욕장이 선택받는 이유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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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북 영덕군 해안가엔 산책객과 피서객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 단지 관광지로만 여겨졌던 곳이, 이제는 무더위를 피하는 일상적 휴식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영덕군은 4일 오후, 기온이 35.5도까지 오르면서 한여름 폭염 못지않은 더위에 휩싸였다. 체감온도도 32.8도를 기록하며 거리에는 바람 대신 후끈한 열기만 감돈다. 특히 습도 32%의 건조함은 땀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몸을 달구는 듯하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시원한 바다와 계곡, 그늘진 산책로에 발길이 모인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영덕 블루로드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영덕 블루로드

현지에서는 대표 피서지인 ‘장사해수욕장’이 인기다. 넓은 백사장 덕분에 북적임 없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여긴 그늘막도 많고, 갯바위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이 오래도록 머문다”는 이용객들의 후기가 이어진다. 물장구뿐 아니라 밤이면 해안가에서 잠시 멍하니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들도 늘어난다.  

 

물이 얕고 시설도 갖춰진 ‘산성계곡생태공원’도 다채로운 피서지로 꼽힌다. 계곡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 데크 쉼터에서 책을 읽거나 사진을 찍는 연인들의 모습까지 쉽게 볼 수 있다. 놀이터와 생태습지, 공연장까지 마련돼 온종일 머무르는 이들도 적잖다.

 

반면 휴게를 겸한 산책을 원한다면 오전 시간이나 해 질 무렵, ‘영덕 해맞이공원’과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블루로드’ 산책로가 추천된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부드러운 길 위를 걷다 보면, 도심의 숨막힘은 어느새 멀어진다. “경관이 좋아 누구나 천천히 걸을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반응이 사이트 후기에 남았다.

 

기상청은 고온이 이어지는 만큼 온열질환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지만, 영덕 해안길과 피서지엔 피할 수 없는 여름의 기분과 리듬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계속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서울보다 바람이 시원하다”, “핀잔 듣던 낮잠도 해수욕장 모래 위에선 별미다” “새벽에 블루로드를 걷고 나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는 경험담이 이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여름은 이 계절의 바다와 길 위에서 온기를 나눈다. 영덕의 풍경처럼 우리 일상도 여름의 한복판에서 조금씩 새로운 쉼을 배워가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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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장사해수욕장#블루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