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스핀 새 이론”…UNIST, 아인슈타인-양자역학 간극 줄인다
전자 스핀-궤도 결합을 둘러싼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간극을 메우는 새로운 이론적 방법이 제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연세대학교 공동연구진이 ‘spin-lattice(스핀-격자 상호작용)’라는 개념을 고체 내 전자 운동 해석에 도입함으로써, 오랜 기간 물리계 해석의 장애물로 지목돼 온 계산의 비일관성 문제를 해소할 단초를 마련했다. 연구는 6월 27일 피지컬 리뷰 레터즈에 실렸으며,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자소자 설계의 기초를 다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박노정 UNIST 교수, 김경환 연세대학교 교수팀은 전자 스핀의 상대론적 효과(스핀-궤도 결합)를 궤도각운동량 계산 없이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스핀(S)과 궤도각운동량(L)의 상호작용이 상대성이론의 수식과 양자역학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하나의 계산법 내에서 다루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고체 내에서는 격자 결맞음성, 에너지 스케일 차이로 인해 실험과 이론 사이에 일관된 해석이 힘들었다.

연구진은 스핀-궤도 결합이 결정 격자와 전자 사이의 스핀-격자(spin-lattice) 상호작용 형태로 귀결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1차원 Pt(백금) 사슬, 2차원 h-BN(육방정계 질화붕소), 3차원 GaAs(비소화갈륨) 반도체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스핀 분포와 전류, 자기학적 반응을 기존 방식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했다. 그 결과 스핀트로닉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소자 등에서 전자적 특성 구현과 설계 해석의 난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spin-lattice 상호작용 도입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풀지 못한 ‘양자역학-상대성이론 계산의 일관성’ 문제에 직접적인 돌파구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전자소자 시장에서 스핀 기반 반도체 기술은 AI 연산효율, 비휘발성 메모리 등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어, 이번 성과에 업계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아울러, 스핀 기반 신소재 개발, 초저전력 집적회로 등 국내외 학계와 산업계에서 적용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시장 파급 또한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는 스핀트로닉스 연구와 함께 양자 소자 설계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박노정 교수는 “이번 이론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간 계산적 비일관성을 해소한 것이며, 차세대 전자소자 설계의 설계·해석 기반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