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1번 지명”…사이먼 왕, NHL 드래프트서 중국 선수 최고 순위→새너제이 샤크스 선택
손끝에 남은 얼음의 감촉이 한 소년의 긴 여정을 증명하고 있었다. 사이먼 왕은 2024년 NHL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번, 전체 33순위로 새너제이 샤크스의 지명을 받으면서 단숨에 중국 아이스하키의 역사를 다시 썼다. 한때 베이징에서 국내 리그를 바라보고 꿈을 키웠던 왕이, 세계 정상 리그 북미아이스하키리그 무대에 강렬히 자신의 이름을 남긴 순간이었다.
왕은 196센티미터의 장신 수비수로, 뛰어난 신체 조건과 적극적인 플레이로 일찌감치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전체 33순위로 선택되며, 중국 역대 최고 순위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의 경로는 2015년 송안동, 2024년 케빈 허와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송안동이 계약에 이르지 못했던 아쉬움을 딛고, 케빈 허가 정식 계약의 벽을 허문 지 얼마 되지 않아 왕이 다시 한 번 중국 아이스하키의 지평을 넓혔다.

아시아 출신이 NHL 드래프트에서 이처럼 두드러진 순위에 오르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출신 선수들이 이전에 차례로 지명을 받았으나 실질적인 북미 무대 도전은 쉽지 않았다. 특히, 아직까지 한국인은 본 무대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왕의 선택이 주는 상징성은 더 크다.
어릴 적 중국 내 NHL 경기 유치에서 강한 영감을 받은 왕은 12세에 가족과 함께 토론토로 이주해 본격적인 수비수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드래프트 당일 "내 기록이 조만간 깨질 것이라 믿는다. 중국 출신 1라운더와 상위 10순위도 머지않았다"는 각오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 역시 차세대 스타의 등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샤크스 구단 역시 큰 기대감을 표했다. 구단 측은 "장신에다 뛰어난 수비력까지 갖춘 왕은 우리 팀 미래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왕의 합류로 샤크스는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게 됐고, 팬들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환호로 맞이했다.
열광 가득한 드래프트 현장 분위기와 함께, 북미 무대에서의 도전이 사이먼 왕에게 또 어떤 도약을 안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아시아 아이스하키 전체의 성장, 중국 유소년 하키 꿈나무들에게도 더 넓은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새너제이 샤크스의 새로운 시즌은 왕을 비롯한 젊은 세대의 등장으로 더욱 젊고 활동적인 전력을 예고하고 있다. 얼음 위에 쏟아진 도전과 꿈의 기록은 곧 팬들과 함께 호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