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식 비중 닷컴버블 뛰어넘어”…미국, 대형주 쏠림에 자산 양극화 우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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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9일 미국(USA)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금융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1990년대 말 닷컴버블 당시를 넘어서며, 글로벌 주가 급등과 대형 기술주 중심의 투자 집중 경향이 두드러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연준 통계에 따르면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뮤추얼펀드, 퇴직연금 등 여러 계좌에서 주식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한국 등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비중 또한 역사상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 대표지수인 ‘S&P500’이 4월 8일 연저점 이후 33% 올랐고, 연초 대비로도 13% 상승한 것이 투자 쏠림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개인형 퇴직연금인 401K 계좌 이용률 역시 동반 상승했다.

미국 개인 주식투자 비중 45%…닷컴버블 상회, S&P500 연초 대비 13%↑
미국 개인 주식투자 비중 45%…닷컴버블 상회, S&P500 연초 대비 13%↑

이와 관련해 시장에선 투자자 수익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와 동시에 주식 편중 심화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의 주식 투자 비중이 닷컴버블 시기를 웃도는 적신호”라며 “향후 추가 수익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시장 구조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롭 앤더슨 미국 부문 전략가는 “역사적으로 주식 투자 비중이 최고 수준에 달했을 때 경기 하강 위험과 낮은 수익률 가능성이 커졌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최근 상승세의 상당 부분이 미국 AI 열풍에 힘입은 일부 대형 기술주,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에 집중된 것도 위험 요인이다. S&P다우존스의 하워드 실버블랫 수석 분석가는 해당 7개 기업이 올해 S&P500 상승의 41%를 견인했으며, S&P500 전체 시가총액의 34%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P500 변동성 확대와 시장 위험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쏠림과 급등장은 미국 사회 내 자산 양극화, 소위 K자형 경제 구조 우려로도 이어진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분석가는 2분기 미국 소득 상위 10%(연소득 35만3천 달러 이상) 계층이 전체 소비자 지출의 49%를 차지해 198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찰스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투자전략가는 “주식 시장 강세가 소비를 견인할 수 있지만, 급격한 조정이 오면 소비 심리 악화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 침체 시 가계와 고소득층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주요 매체들도 미국 내 주식 쏠림 현상이 경기 변동성과 자산 격차 심화라는 이중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대형주 집중과 주식투자 확대가 미국 경제,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변동성과 양극화 압력을 동시에 높일 것이라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와 시장 변화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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