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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미터 특설 무대 위 춤과 노래”…영도다리축제, 영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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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산 영도에선 사람과 사람이, 시대와 기억이 무대 위에서 자연스레 만난다. 예전엔 단순한 다리였던 영도대교가 지금은 매년 지역의 큰 축제로 새겨진다. 바다를 품은 영도의 아미르공원에선 축제의 설렘이 하루 저녁을 깊숙이 적신다.

 

영도다리축제의 하이라이트는 43미터 다리 위 특설 런웨이다. ‘영도 다이나믹 댄싱페스티벌’에서 아이들과 청년들이 각자의 꿈과 끼를 나누며 무대 위에 선 순간,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묘한 벅참이 흐른다. SNS에선 무대 오르는 아이들의 모습과 댄스 인증 영상이 속속 오르며, ‘가고 싶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축제 있었으면’ 같은 댓글이 이어진다.

영도다리 가요제부터 댄싱페스티벌까지…‘영도다리축제’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다
영도다리 가요제부터 댄싱페스티벌까지…‘영도다리축제’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축제 프로그램엔 ‘영도 어린이 페스티벌’, ‘영도 청년 페스티벌’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이름이 붙고, ‘영도다리 가요제’ ‘영도 슈퍼밴드 콘서트’까지 지역 아티스트와 재능청년들이 앞장선다. 먹거리촌과 체험전이 곳곳에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 연령이나 출신을 넘어, “이만한 축제 없었다”는 현장 반응도 뜨겁다.

 

축제를 기획한 관계자는 “오래된 영도대교의 시간처럼, 축제도 영도 사람들의 이야기와 마음을 잇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함께 걷고, 함께 노는 이 시간이 모두에게 오래 기억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부산에 살면서 이런 축제는 꼭 챙긴다’,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같이 즐기는 분위기가 좋다’는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그래서인지 축제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나와 내 아이가 같은 무대, 같은 거리에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하다”고 표현했다. 아미르공원은 축제 기간, 평소보다 조금 더 환하고 북적였다.

 

전문가들은 지역축제의 본질을 “지리적 경계와 시간의 층위를 넘어선 교감”이라 부른다. 그만큼 이곳의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누군가에겐 과거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오늘로 이어진 영도다리가, 짧은 축제기간 서로의 삶을 잇는다.

 

축제는 곧 끝나겠지만, 그 안에서 맺어진 만남과 기쁨은 오래 남는다. 작고 사소해 보일지라도, 이런 일상이 우리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꾼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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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다리축제#영도대교#아미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