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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체제 존중…흡수통일 추구 안 해” 이재명, 광복절 경축사서 대북인내 재확인
정치

“북 체제 존중…흡수통일 추구 안 해” 이재명, 광복절 경축사서 대북인내 재확인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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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를 둘러싼 긴장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북한이 다시 맞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경축사에서 북한의 일관된 무시 전략에도 불구하고, 대북 인내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을 일체 언급하지 않으며 무시 전략을 펴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조치를 “기만극”이라고 비난한 가운데, 남북 간 냉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엉킨 실타래’에 비유하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인내하며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는 북한이 ‘흡수통일’ 우려를 거듭 표출한 점을 염두에 둔 고려가 담겼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한국은 자국헌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흡수통일하려는 망상을 명문화해놓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은 전임 정부와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대북 전단 살포 저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확성기 철거, 국가정보원의 대북 매체 방송 중단, 한미연합훈련 일부 조정 등 완화 조치를 이어 왔다. 그러나 북한 측은 이에 대해 의미있는 반응은커녕 일관된 무시와 비난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경축사에서 ‘인내’라는 단어가 두 차례 언급된 점, 새로운 대북 제안이 없었던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일단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위한 인내와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다.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한다”며 “남북·미북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가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이 협상 전제라고 못박는 상황에서, 비핵화를 명확히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단호한 비핵화 원칙을 지키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내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대통령은 또 ‘공리공영·유무상통’ 원칙에 따른 경제협력 추진 의지도 밝혔다. 이 원칙은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 5항에 명시된 남북협력의 기본 정신으로, 남북 모두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협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북한의 무시와 강경 태도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일부 야당 의원은 대북 메시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적인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다. 여당은 “흡수통일 포기, 인내심 천명” 등 정부 메시지에 힘을 실으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남북관계가 냉각 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화 복원과 신뢰 회복에 대한 정부의 인내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앞으로도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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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북한#비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