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생과 사의 경계서 눈부신 헌신”…메리 킬즈 피플 뜨거운 소용돌이→시청률 향방 묘연
이보영이 돌아왔다. 거친 의학드라마의 현장, 삶과 죽음의 찰나를 오가는 ‘메리 킬즈 피플’ 속 이보영은 누구보다도 단단했고, 위태로웠다. 밝은 미소로 환자를 맞던 그 순간에서 벗어나, 스스로 인질이 되는 선택 앞에선 그녀의 눈빛은 삶을 향한 뜨거운 헌신과 자기희생으로 빛을 발했다. 시청자들은 고요한 안개 속을 걷듯 이보영의 내면 풍경을 따라 감정 곡선을 함께 타올랐다.
‘메리 킬즈 피플’에서 이보영이 맡은 우소정은 낮에는 분성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밤에는 조용히 환자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이중적 삶의 당사자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조력 사망을 지켜본 기억은 죄책감과 신념, 두 개의 그림자를 남겼다. 극 중 우소정은 환자들과 가족, 동료 간의 갈등과 위기의 한가운데서, 자기 자신과의 대화 끝에 선택의 무게를 끝없이 짊어진다.

4회 방송에서 이보영은 마약상에게 스스로 인질이 돼 환자를 보호하는 결연한 순간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심장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진료비를 걱정하는 말기 환자에게 건네는 작은 배려까지, 그녀의 연기는 디테일과 절제로써 더욱 빛을 발했다. 반면 미성숙한 사회 시스템과 어두운 사건들이 교차하며, 죽음이라는 화두는 가볍지 않게 다가왔다.
‘조력 사망’이라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안고 시작한 이 작품은 초반부터 논쟁과 의미 있는 질문을 던졌다. 다만 ‘19세 등급’의 장벽과 무거운 분위기로 인해 2025년 8월 기준 시청률은 1%대에 머물러 있던 상황이다. 그럼에도 TV-OTT 드라마 화제성 기사 부문 1위, 출연자 화제성 4위를 기록하는 등 업계와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민기, 강기영 등과의 조화로운 호흡 역시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서로의 신뢰와 배신, 용서의 경계를 오가는 이보영과 이민기의 감정선이 세밀하게 교차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쉽지 않은 질문을 품게 만들었다.
이보영이 이번에도 ‘우리 사회도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야 할 때’라며 선택한 ‘메리 킬즈 피플’은 고령화와 생명의 존엄, 죽음에 대한 질문을 한 폭의 미장센처럼 펼쳐낸다. 시청자들은 “작품도, 연기도 좋은데 왜 시청률이 안 나오냐”는 아쉬움과 응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보영 특유의 절제된 감정, 단단한 딕션, 인물에의 몰입이 작품 자체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다.
오는 15일에는 광복 80주년 특집 편성으로 결방이 예정됐으며, 5회는 16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예고된 반전과 깊어진 인물 간의 내면 투쟁, 그리고 이보영이 또다시 보여줄 뜨거운 용기가 안방극장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