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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전 승리 선물”…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 마지막 경기→몰도바 2-0 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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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전 승리 선물”…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 마지막 경기→몰도바 2-0 격파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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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을 앞둔 감독의 마지막 주문, 선수들은 침착하게 답을 내놨다. 이탈리아 대표팀 벤치에 스며든 이별의 기운과 함께, 두 골이 이어지자 팬들의 박수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격돌의 장에서 승리는 잡았으나, 돌아선 마음까지는 붙잡지 못한 밤이었다.

 

2026 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2차전이 10일 레조 에밀리아 마페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이탈리아는 몰도바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사령탑의 마지막 공식 무대를 기념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최근 네이션스리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예선 첫 경기를 늦게 맞이했다. 직전 경기에서 노르웨이에 0-3으로 패하며 내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상황에서 맞이한 시험대였다.

“고별전 승리 선물”…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 마지막 경기→몰도바 2-0 격파
“고별전 승리 선물”…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 마지막 경기→몰도바 2-0 격파

전반 초반, 이탈리아는 홈 팬들의 야유 속에 주도권을 쉽게 잡지 못했다. 몰도바가 전반 9분 선제골을 넣는 듯했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 판정으로 취소되는 순간 아찔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어 전반 17분 수비수 루카 라니에리가 머리로 노린 슛 역시 골대에 맞고 튀어나와 기회는 흩어졌다.

 

긴 침묵 끝에 전반 40분, 자코모 라스파도리가 상대 문전 혼전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이어간 이탈리아는 후반 5분, 안드레아 캄비아소가 박스 안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두 번째 득점을 기록하며 몰도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후에도 공격은 이어졌지만, 결정적인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종료 후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오늘 밤에도 쉽지 않았다. 국가대표 감독은 핑계를 댈 수 없다. 선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소회를 남겼다. 하지만 홈 관중은 승리에도 전체적인 경기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장에는 조용하지만 뚜렷이 남은 불만의 기운이 맴돌았다.

 

이탈리아는 이날 승점 3을 챙기며 조 3위로 도약했다. 승점 동률을 기록한 에스토니아를 골 득실에서 앞선 결과다. 반면, 노르웨이는 에스토니아전 1-0 승리로 4연승을 질주하며 본선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이탈리아는 조별 예선 남은 경기에서 몰도바, 에스토니아와 본선 진출권 경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비 내리는 필드는 씻기듯 고요했다. 쏟아낸 힘에도 남은 여운을 안고, 스팔레티의 마지막 인사는 거친 숨결과 함께 축구장의 잔상으로 남았다. 이탈리아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경기를 담은 시간은 6월 10일 새벽, 레조 에밀리아에서 특히 진하게 번졌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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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팔레티#이탈리아#몰도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