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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상 변수 증폭”…현대차·HD현대중 동반 파업→울산 제조업 불확실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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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상 변수 증폭”…현대차·HD현대중 동반 파업→울산 제조업 불확실성 심화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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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의 핵심 거점인 울산에서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양대 노조가 9년 만에 동시에 파업에 돌입해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양 사는 각각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의 답보 상태를 이유로 부분 파업을 선언했으며, 일부 생산라인조차 멈춰 서며 자동차와 조선 산업의 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7년 만에 조정 실패에 이른 반면, HD현대중공업 및 계열 조선 3사는 합병 문제까지 맞물려 양자의 노사 갈등은 한층 첨예하게 표출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통상임금 확대, 주 4.5일제 도입 등을 놓고 지속적으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부분 파업으로 하루 최대 1,500대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전주·아산 등 주요 거점 생산시설 역시 동조에 나섰다. 반면, 사측은 월 기본급 9만5천 원 인상, 성과금과 주식지급 등 다각적 보상안을 내놓았으나, 노조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거절, 지난해까지 이어온 ‘무쟁의 단체교섭’의 전통이 일단락됐다.

노사 협상 변수 증폭…현대차·HD현대중 동반 파업→울산 제조업 불확실성 심화
노사 협상 변수 증폭…현대차·HD현대중 동반 파업→울산 제조업 불확실성 심화

조선업계 역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공동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호봉승급분 포함 기본급 13만 3천 원 인상, 격려금·특별금·성과급 지급 등 잠정 합의안을 내놨으나 조합원 반대에 부딪혀 협상은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추진으로 고용 안정과 전환배치에 대한 불안까지 노사 대립의 불씨를 키웠다. 노조는 고용안정협약서 작성을 강력히 요구하며, 국가사업인 ‘MASGA’를 예로 들어 노동자의 숙련기술 보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양대 산업 노조가 동반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업계에서는 장기화 가능성 및 추가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최근 미국발 관세 변수, 환율 불안 등 대외적 악재가 노사 교섭의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가운데,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국내외 리스크 속에서 노사가 연내 타결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울산을 축으로 한 국가 제조업의 경쟁력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중심지 울산의 두 대기업 동시 파업은 산업구조 전반에 중대한 변곡점을 가져올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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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