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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연봉 투혼의 주역들”…김도현·전민재, 가성비 각성→프로야구 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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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연봉 투혼의 주역들”…김도현·전민재, 가성비 각성→프로야구 새 바람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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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계약서 위의 숫자보다, 야구장 흙바닥을 더듬는 손끝과 뜨거운 숨결이 중요한 시절이다. 부상과 전력 공백, 베테랑 부재의 무게 속에서 김도현과 전민재를 비롯한 저연봉 선수들이 팀의 버팀목으로 우뚝 섰다. 억대 계약이 더는 영원한 성공의 보증수표가 되지 않는 2024 KBO리그, 조용하지만 진득한 그들의 존재감이 팬심을 뒤흔들고 있다.

 

올해 1군 가운데 주축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6천71만원까지 뛰었지만, 7천만원 남짓한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성윤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시즌 초반 54경기에서 타율 0.358로 전체 1위까지 진입하며, 몸값보다 값진 밥값을 해냈다.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도 7천500만원 연봉임에도 불구하고 45경기에서 0.373의 타율을 적립, 중심타선의 빈틈을 메우며 팀의 맥이 됐다. 트레이드를 통한 적응기 끝에 ‘꾸준함’이라는 새 옷을 입힌 파란만장한 서사 역시 전민재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저연봉 고효율 활약”…김도현·전민재, KBO리그 가성비 돌풍→팀 성적 견인 / 연합뉴스
“저연봉 고효율 활약”…김도현·전민재, KBO리그 가성비 돌풍→팀 성적 견인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에서는 무게감 있는 부상과 엔트리 변화에 김도현이 투혼을 더했다. 9천만원의 연봉으로 시즌 11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3.36을 남기며 선발진의 기둥이 됐고, 윤중현과 오선우 역시 각각 6천만원, 3천400만원의 저연봉임에도 불펜과 타선에서 평균자책점 2.70, 타율 0.318에 5홈런의 실적을 쌓았다.

 

NC 다이노스 벤치에서는 배재환, 김진호의 끈질긴 승부가 돋보였다. 배재환은 5천500만원의 연봉으로 19경기에서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고, 김진호도 5천만원으로 27경기 6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올리는 등 2선의 젊은 힘이 드러났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은 9천만원과 FA 옵션 2천만원이지만 25경기 타율 0.308로 심우준의 빈자리를 완벽히 대체했다.

 

두산 베어스의 박신지는 3천200만원의 최저 연봉에도 19경기 평균자책점 2.22로 마운드의 안정을 책임졌다. 기록의 숫자만큼 담백한 이들의 헌신이 더그아웃 분위기마저 반전시킨다. 각 구단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가성비 활약이 팀의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는 평가를 내놓았고, SNS와 커뮤니티에서도 “진짜 가성비”, “잠재력이 폭발한다” 등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KBO리그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다툼 한가운데에 있다. 이에 저연봉 선수들의 꾸준한 투지와 뚝심은 남은 시즌 변수로 손꼽힌다. 숨죽여 지켜보는 팬들 사이엔 ‘내일의 주역은 어제의 무명’이라며, 한 경기에 담긴 희망을 말없이 되새긴다.

 

하루하루 묵묵히 스포츠의 기본기를 증명하는 저연봉 선수들. 아득한 기대 속에 마운드를 오르는 이들의 이야기는 스탯과 결과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감동을 남긴다. 이 감동은 지금도 야구장을 달구고 있다. 2024 KBO리그의 남은 시간은, 또 한 번 이들의 손끝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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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전민재#kbo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