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음악과 테크놀로지 경계 무너뜨리다”…50개 악기 집착→작업실서 창작 본능 폭발
밝은 색채로 물든 작업실에서 헨리는 자신의 음악 세계를 조곤조곤 펼쳐 보였다. 유튜브 채널 ‘피디씨 by PDC’의 ‘퇴근길’에 등장한 헨리는 50개가 넘는 악기가 줄지어 선 공간을 직접 소개하며, 바로 그곳이 음악과 테크놀로지가 공존하는 창작의 요람임을 증명했다. 날카로운 금속성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작업실 한 켠엔 공항에서 착안한 소형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돼 있었고, 전동 커튼, 휠 달린 소파, 헨리가 스스로 디자인한 피아노까지 모든 것이 예술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테크놀로지가 없으면 음악이 없다”는 단호한 신념 아래, 헨리는 자신만의 피아노에서 즉흥적으로 선율을 풀어내며 깊고 감미로운 음악적 색을 입혔다. 그는 각기 다른 바이올린을 차례로 꺼내 시연하는 동시에, 악기 특유의 소리를 섬세하게 비교하며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하나하나 소리에 집중해 사소한 차이까지 집념 어린 손길로 조율하는 모습에서 남다른 장인정신과 창작 욕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랜 시간 루프 스테이션을 연구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헨리는 여러 악기를 연결하고 반복 녹음하는 실험을 통해 무궁무진한 음악적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이어진 ‘Believer’ 무대 실황에서는 온 몸을 사용하는 격렬한 연주와 역동적 퍼포먼스로 스튜디오의 공기마저 진동하게 했다. 그가 쌓아 올리는 소리의 결, 작은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는 집착 어린 태도가 음악가 헨리의 정체성을 완성했다.
어린 시절 하루 5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했다는 헨리는 “진짜 잘하고 싶다면 결국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경험을 공유했다. 스스로 벽에 부딪혔을 때면 방법을 바꿔가며 노하우를 쌓아온 과정, 그리고 매 순간 창작의 한계를 스스로 넘어선 이야기가 조곤조곤 풀어졌다. 그는 무대 뒤에서 바이올린을 부수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억지로라도 싫었던 악기를 연습했던 기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강렬한 터닝 포인트도 있었다. 11살에 맞이한 첫 음악 대회 무대와 1등의 기쁨, 뜨거운 박수 속에서 헨리가 진정한 음악가로 탈바꿈하는 순간이 펼쳐졌다. 이 고백 속에서 음악을 향한 진지함과, 무대를 집어삼키는 열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헨리는 최근 국내외 페스티벌 무대뿐 아니라 세계적 음악예술 축제 ‘SXSW London(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런던)’까지 섭렵하며, 글로벌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피디씨’ 등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와 여러 음악, 공연, 방송 무대를 통해 앞으로도 헨리의 창의적 실험과 새로운 시도는 계속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