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대부분 거부”…김건희, 구속 후 첫 특검 조사 4시간 만에 종료
구속 이후 첫 조사를 받은 김건희 여사가 핵심 혐의 대부분에 대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며 특검 조사는 예상보다 짧게 끝났다. 정치권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강도 높은 수사와 국민의힘 압수수색 시도, 당 지도부의 강력한 반발로 또 한 번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는 오전 9시52분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김 여사는 곧장 조사에 임했으나, 이날 실제 조사 시간은 오전 1시간31분, 오후 38분 등 총 2시간9분에 불과했다.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브리핑에서 “피의자 김건희를 상대로 부당 선거개입, 공천개입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며 “대부분 피의사실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이후 두 번째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이번 조사는 김 여사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12일 저녁) 이후 첫 대면이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경위, 즉 김건희 여사가 2022년 대선 당시 58차례에 걸쳐 해당 자료를 받은 점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소회 발표 후 곧바로 대다수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며 조사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 ‘나토 목걸이’ 논란 등 일부 핵심 사안은 신문에서 제외됐다.
구속영장에는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서 받은 여론조사 무상수수와 함께,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담겼다. 특검팀은 18일 김건희 여사를 재소환해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특검팀의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는 13일 새벽 당직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특검팀은 “500만 당원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목표한 압수수색이 가능하다고 충분히 설명했으나 당과 입장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검팀이 대낮에 제1야당 중앙당에 쳐들어와 개인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며 “폭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압수수색 시도는 통일교 등 조직적 입당 의혹, 정당법 위반 등 추가 수사를 위한 자료협조 차원이었다. 해당 시점은 2021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당원 명단 확보가 목적이었다고 알려졌다.
정치권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조사를 둘러싸고 치열한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이번 주말 재소환 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과 야권 및 시민 사회의 반응, 향후 국회 논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