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스가 남긴 뜨거운 아침”…태풍 소멸 앞두고 더위만 남았다
요즘 날씨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태풍의 이름만 들어도 긴장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다가올 더위와 일상의 변화를 먼저 떠올린다. 태풍 다나스가 중국에서 서서히 사라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전히 많은 이들의 하루가 불편하다.
8일 기상청은 새벽 시간부터 다나스의 정확한 이동 경로를 전했다. 다나스는 8일 오후 중국 푸저우 부근 해상을 거쳐 9일에는 중국 내륙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오는 10일이면 그 서쪽 내륙에서 완전히 소멸될 것이라 내다봤다. 엄밀히 보면 우리나라를 직접 스치진 않았지만, 이미 대만을 관통하며 적지 않은 흔적을 남겼다. 외신에 따르면 대만 서부 해안 일대에서는 인명 피해와 함께 500명 넘는 이들이 다쳤다고 전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태풍의 직접 영향에서 벗어난 듯해도, 다나스는 뜨거운 열기를 한반도 방향으로 밀어 올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치솟았다. “최근은 비보다 더위가 더 걱정된다”는 직장인 박지혜 씨(34)의 말처럼, 도심 한복판 출근길 풍경에도 갑작스러운 공기 변화가 느껴진다.
기상 전문가들은 다나스를 비롯한 여름 태풍들이 남기는 요란한 더위에 주목한다. “태풍이 바람과 비를 몰고 오는 것만큼, 지나간 뒤엔 후텁지근한 열기가 자리잡는다”는 해석이 많다. 이런 흐름을 체감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커뮤니티에는 “다나스 덕에 더위까지 덤으로 받았다” “비는 못 느꼈어도 한낮은 이미 한여름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기자가 창문을 여니, 바람에 섞인 묘한 후덥지근함이 집안을 가득 메웠다. 태풍이 소멸해도 남는 건 이렇듯 일상 구석구석의 작은 고단함이다.
남녘 사람들의 낮잠 습관, 어린이의 수영장 놀이, 습기찬 그늘에 숨은 고양이까지, 모두 변화하는 계절을 무심코 받아들이고 있다. 작고 사소한 날씨 변화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다시 새로운 여름 맞이 준비를 시작한다. 태풍은 머물다 사라졌지만, 그 여운은 오늘도 우리의 일상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