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당 해산 강공 vs 협치 중재”…정청래·이재명, 당정 온도차 속 여야 격돌
정치적 충돌 지점이 더욱 선명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내란특검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당정 간 온도차가 부각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여야 간 협치 중재를 자임하며 복잡한 정국이 형성되고 있다. 입법 강공과 신중론이 맞붙으며 정국의 격랑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월 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 정당 해산"을 강하게 거론했다. 내란특검의 수사 진척 속에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비상계엄 표결 방해 의혹이 1심 유죄 판결로 이어질 경우,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고 압박했다. 정 대표는 "통합진보당 사례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백번, 천번, 만번 해산해야 한다"며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고 내란 동조 세력을 끊지 못하는 한 내란 옹호 세력 오명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비해 대통령실 분위기는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일본 순방 이후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했으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요구하며 답을 미루는 상황이다. 동시에 대통령실은 주요 개혁 입법을 두고 토론과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며, 정면충돌보다 갈등 완화와 협치를 당부하고 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언론개혁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관련,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하고 폭넓게 들어야 한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장을 전했다.
국회 상황 역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일정을 주도하며 검찰개혁 등 입법에 속도를 올리고 있으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검찰개혁안 각론 등에서 대통령실 및 법무부와 견해차를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민형배 검찰개혁특별위원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공개 비판했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검찰개혁 입법 일정 관련 혼선을 빚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런 당정 간 온도차를 두고 '불협화음'이라는 해석과 '전략적 역할 분담'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모두 "이견이 없다", "미세조정 과정일 뿐"이라고 진화에 힘을 쏟지만, 여야를 둘러싼 긴장감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당정이 이른바 '굿캅·배드캅' 전략을 통해 당 지지층과 중도 진영 모두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친명계 의원은 "당이 정부·대통령실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평가했다. 당정이 치열하게 조율하는 모습 역시 여권 국정동력 유지 차원의 전략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날 국회는 개혁 입법과 대야 강공, 여야 대표 회동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정치권은 당분간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와 대통령실의 협치 중재 시도 속에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