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제재 철회 가능성”…미중 정상, 무역 합의로 조선·해양분야 보복조치 해제 추진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발표한 미중 무역 합의 팩트시트에는, 중국이 해상·물류·조선 산업에 대해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응해 시행한 보복성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양국 무역 협상 타결로 한국 조선사 및 관련 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이 미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거래 금지 명단에 올리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대상 자회사는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이다. 이에 대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명백한 경제적 강압”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향세를 보이던 미중 갈등이 완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업계는 기대감과 경계심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특히 조선·해운계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에 안도하면서도, 합의 이행 과정에서 세부 조정이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무역 협상이 중국 쪽 제재 해제와 더불어, 희토류 수출 통제 중단, 대규모 미국산 대두 구매, 반도체 제재 완화, 펜타닐 원료 수출 통제 등 다방면의 경제협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국제통상학과 박지윤 교수는 “이번 합의가 실제로 조선·해운 제재를 즉각적으로 해소한다면 국내 기업의 대미·대중 거래 정상화에 결정적인 전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부와 양국 무역당국은 향후 세부 합의 실행 방안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 조선 산업에 대한 제재 조치도 이달 10일부터 1년간 중단하기로 했으나, 구체적 대상과 조건은 팩트시트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국회와 산업부 역시 이번 합의와 연계해 국내 관련 법·제도 정비 여부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된 2018년 이후로, 한국 조선업계는 양국의 보복 관세 및 수출입 제한에 흔들려 왔다. 이번 합의는 약 7년 만에 상당 폭의 대화 진전으로 평가된다.

향후 정책 방향은 합의 이행 과정과 미국, 중국, 한국 조선업계의 대응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