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혼자도 피어나는 노년”…윤주상 내레이션이 전한 상실의 깊이→자립의 힘에 시선 쏠려
고요한 식탁, 깊은 상실의 그림자에도 배우 윤주상의 따뜻한 내레이션이 번져든다. KBS1 ‘생로병사의 비밀’은 사별과 외로움의 현실을 성찰하며, 혼자 살아가는 시간이 결코 비어 있지 않음을 시청자 마음속에 조심스레 그려냈다. 일본, 영국을 넘나드는 다큐멘터리의 폭넓은 시선은 노년이 맞닥뜨린 외로움과 이를 넘어서는 자립의 힘, 일상 속 온기를 증명했다.
첫 회를 수놓은 유영희, 신우현, 심경희 세 시청자의 이야기는 고독이 불러일으키는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누군가는 아침마다 빈 이불의 온기를 실감하며, 누구는 반쪽이 남긴 공허 속에서 일상과의 멀어진 거리감에 시달렸다. 남편의 투병과 긴 이별 끝에 깊은 우울을 딛는 이의 감정에도 윤주상의 목소리는 무심히 흐르지 않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의 말을 따라 각자가 선택한 일상의 재건법이 펼쳐지며, 인간적인 슬픔과 불안, 회복의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제작진의 시선은 일본으로 옮겨 간다. 초고령사회에서 홀로 남은 이들의 새로운 일상과 형태를 조명하며, 한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은 ‘따로 또 같이’를 일궈나간다. 함께 식사하고 운동하는 나이 든 이들의 얼굴에는 고독 그 너머의 관계와 안식이 깃든다. 인공지능 반려로봇 ‘강아지’와 교감하며, 친구이자 가족을 얻었다고 밝히는 야쿠와 치카코 씨의 변화도 잔잔하게 다가온다. 자립을 배우는 노년의 오늘이 어떻게 옆사람에게까지 작은 위로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영국의 ‘외로움부’ 설립 사례 또한 중요한 울림을 남긴다. 외로움을 ‘사회적 재난’으로 명명한 크라우치 전 장관, 부인과의 사별로 자립의 맨 앞에 선 덩컨 씨의 새로운 만남과 희망을 통해 방송은 단순한 사적 아픔을 넘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공공의 문제임을 확인시켰다. 각국의 현장에서 마주한 회복과 돌봄, 교류와 공유는 노년의 고독력, 혼자 살아가는 힘의 다양한 단면을 보여준다.
무려 180만 명에 이르는 국내 노인 1인 가구의 실상, 그리고 상실과 회복, 관계의 본질을 조용하게 질문한 이번 회차에서는 진심 어린 격려와 묵직한 여운이 나란히 남는다. 전문가들은 고립이 스며드는 모든 순간에 ‘고독력’을 내재한 자립이 자존의 출발임을 강조했고, 방송은 웃음과 응원이 살아 있는 노년 세대의 에너지와 회복력을 감동 깊게 전했다.
심화된 시선과 상생의 메시지, 세대를 아우르는 치유의 목소리까지 포괄한 ‘생로병사의 비밀’ 초고령사회 특집 제1부 ‘고독력, 혼자도 잘 사는 힘’은 6월 11일 수요일 밤 10시, 행복한 노년의 조건과 미래를 모색할 다음 여정으로 시청자 곁에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