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4% 폭락…뉴욕증시 기술주 직격탄, 머스크·트럼프 갈등이 낙폭 키웠다”
현지시각 5일, 미국 뉴욕증시는 한편의 격랑처럼 요동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53% 떨어진 5,939.31포인트, 나스닥종합지수는 0.83% 하락한 19,298.45포인트로 마감하며, 하루 사이 기술주 중심 시장이 깊은 불안에 빠진 흐름을 그렸다. 다우존스지수 역시 42,319.74포인트로 0.25% 내림세를 보였고, 나스닥100지수 역시 약세 끝에 21,547.43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의 출발은 밝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전화로 무역협정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중 정상 간 소통 재개라는 상징적 장면이 투자자 심리를 잠시 누그러뜨렸다. 트럼프는 긍정적 결과를 언급했고, 시진핑 또한 협력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장 초반 매수세로 이어지며, 일부 종목은 한순간 오름폭을 보였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06/1749161660774_269492996.webp)
그러나, 시장의 온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이어 전해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공개 갈등이 시장의 분위기를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감세 법안을 "당장 없애야 할 법"이라고 직격하며 비판했고, 이에 맞선 트럼프가 머스크와 미국 정부 간 지원관계를 거론하며 거세게 반박했다. 감정적 충돌이 확대되면서, 양측은 거친 언사로 설전을 이어갔다.
그 파장은 테슬라 주가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장중 무려 17%까지 급락했던 테슬라는 결국 14.26% 하락한 284.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와 연결된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 또한 28.5% 급락했다. 기술적 지지선 붕괴 우려가 번지며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국내 서학개미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6월 4일 기준 미국 상위 50개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보관금액은 하루 만에 1조 7,195억원이 빠져나가 125조 3,664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테슬라 보관액은 하루 사이 1조 1,630억원이 사라지며 30조 3,436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폭 증가하며 0.82% 오름세로 467.68달러에 장을 마쳤다.
서학개미 주요 투자 종목 중 하락세를 기록한 기업은 엔비디아(1.36%↓), 팔란티어(7.77%↓), 애플(1.06%↓), 아이온큐(7.52%↓),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2.33%↓) 등 다수에 달했다. 특히 팔란티어는 피터 틸이 창업한 기업으로, 머스크와 얽힌 인맥 구조가 시장의 민감도를 더욱 자극했다. 소수이긴 하나, 알파벳 A(0.1%↑), 아마존닷컴(0.34%↑), Direxion 20-Yr Tr. Bull 3X(0.13%↑) 등은 약세장에서도 방어력을 보여줬다.
업종별 흐름에서도 테슬라·애플 등 소비재 중심 대형기술주가 흔들리며 소비재 섹터가 2.47%의 낙폭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전 업종이 하락했으며, 리스크 프리미엄을 가늠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4.94% 상승해 18.48을 기록했다. 투자자 불안이 고조되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지는 듯하다.
트럼프가 대주주인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 역시 8% 내림세를 나타내, 정치적 이슈의 블랙홀에 트럼프 본인 자산마저 휘말리는 형국을 연출했다. 한편, 희토류 관련 규제 완화 언급 직후 MP머티리얼스는 6% 가까이 반등하며 잠깐의 테마 강세를 연출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높아졌다. 은 선물가격은 3%을 넘는 상승세로 트로이온스당 36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2012년 2월 이후 최고가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와 안전자산 선호가 교차하며, 투자자들은 흔들림 속에서 피난처를 찾으려 애썼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기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69.2%로 집계됐다. 연준의 매파적 발언이 다소 누그러지는 가운데, 시장은 앞으로의 고용·물가 흐름에 한층 예민하게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이처럼,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 정치계와 실리콘밸리의 정면충돌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단면을 보여줬다. 서학개미의 자금도 대거 이탈하며 단기적 위험회피 기조가 짙어지는 양상이다. 풍랑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준비가 필요해진 시점,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이슈와 시장의 큰 바람 사이에서 깊은 분별력과 냉철한 대응력을 요구받고 있다. 앞으로 예정된 미 고용지표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가 시장의 방향타를 제시할지, 전 세계 자본시장은 숨죽인 채 다음 변곡점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