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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율 76% 회복”…인기과 쏠림 불씨, 필수의료 위기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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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율 76% 회복”…인기과 쏠림 불씨, 필수의료 위기 부각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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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통해 인턴·레지던트 등 약 8천 명이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면서, 전공의 인력은 의정 갈등 이전 대비 76%선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모집 결과 안과·피부과 등 인기과는 충원율이 90%에 달한 반면, 소아청소년과·외과 등 필수 의료과는 10~40%대 충원율에 그쳐 의료현장의 과목 불균형이 더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는 이번 선발을 의정 갈등 이후 복귀 국면의 변곡점이자, 필수 전문과 인력난 악화 신호로 분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일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선발된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총 7,984명으로, 모집인원 대비 59.1%에 해당한다. 연차별로 인턴 52%, 레지던트 61.2% 수준이다. 수도권 수련병원은 충원율 63%, 비수도권은 53.5%에 머물러 지역별 불균형도 여전하다. 기존 수련 중인 전공의를 합산하면 전체 규모는 1만305명, 최근 갈등 이전인 지난해 3월 대비 76.2%까지 올라왔다.

이번 몰입복귀는 지난 6월 수련생 규모가 2,532명(18.7%)까지 감소했던 극심한 인력난에 비하면 현장 정상화를 견인할 요인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각 단체는 수련협의체 운영 및 병원별 자율모집, 초과정원 허용, 군입영 연기 등 유연한 대책을 적용해 전공의 현장 복귀를 촉진했다.

 

그러나 이번 모집에서 과목별·지역별 인력 격차는 더욱 드러났다. 인기과로 꼽히는 안과(91.9%)·피부과(89.9%)·성형외과(89.4%)·정형외과(87.2%) 충원율이 90% 내외에 달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전체 병원 평균 13.4%, 비수도권에선 8.0%로 나타났고, 외과(36.8%), 산부인과(48.2%), 응급의학과(42.1%), 심장혈관흉부외과(21.9%) 등 필수 의료과 충원율도 50%를 밑돌았다. 지역별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10~20%p에 이르렀다.

 

특히 필수과와 지방 의료공백은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비수도권 핵의학과는 모집인원 29명 중 1명만 충원돼, 충원율이 겨우 3.4%에 그쳤다. 복지부는 현장 복귀 추세에도 필수·공공의료 강화와 의료 인력 지역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과제를 재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기과와 필수과 간 충원 격차는 의료서비스 접근성·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영상의학과 등은 의정 갈등 전 수준(90%대)으로 회복했지만, 심장혈관흉부외과(63.6%), 소아청소년과(59.7%), 외과(59.7%) 등은 여전히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업계 전문가는 “수련 전공의의 현장 복귀율은 의료체계 정상화 신호인 동시에, 인기과 쏠림과 필수의료 공백이라는 구조적 위험을 재확인시킨다”며 “전공의 수급의 질적 균형, 지역 의료 강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평가한다.

 

의료계는 전공의 복귀속도가 현장 안정화에 기여할지와, 필수 필드의 추가 인센티브·공공정책이 따라붙을지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복귀 정책이 실질적 인프라 개선으로 이어질지를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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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복귀#보건복지부#수련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