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조 9,072억원 하루 거래, 14.9% 급감…국내 코인시장, 매수심리 냉각과 하락세 확산
경제

2조 9,072억원 하루 거래, 14.9% 급감…국내 코인시장, 매수심리 냉각과 하락세 확산

윤선우 기자
입력

국내 코인시장이 또 한 번의 냉각기를 맞이했다. 6월 5일 새벽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24시간 집계 거래대금은 총 2조 9,072억원으로, 불과 하루 만에 14.9%, 무려 5,102억원이 빠져나갔다. 화려한 불꽃 뒤에 남은 진공 같은 침묵이 시장을 감싸고 있다. 거래대금이 줄어든 시장의 긴장은 주요 코인 시세에도 어김없이 스며들었다.

 

거래량 감소는 업비트와 빗썸 등 핵심 거래소에 집중됐다. 업비트는 1조 9,465억원으로 전체 물량 중 67%를 차지했고, 빗썸에서도 8,705억원이 몰렸다. 나머지 거래소 코인원과 코빗의 존재감은 각각 661억원, 241억원에 머물렀다. 시장의 중심을 유지하려는 듯, 거대한 자금은 두 거래소에만 머무르며 전체 투자심리의 위축과 쏠림 현상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두나무가 제공하는 UBCI 공포/탐욕 인덱스마저 50을 가리키며, 시장이 결단을 미루는 관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포지수가 높게 나타난 스톰엑스, 넴, 타이코, 웜홀, 봉크와 달리, 애니메코인, 아이콘, 마스크네트워크 등은 단기 탐욕 심리가 오르내리고 있다. 탐욕과 공포, 두 심리가 뒤섞인 이 시간 속에서 시장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총 1위 비트코인은 1억 4,579만원을 기록했으나, 전일 대비 1.04% 하락했다. 지난 50일 저점과 견주면 19.7% 상승한 셈이나, 속도를 조율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거래에서도 비트코인 거래량 비중은 미국 달러화가 43.82%, 일본 엔화, 한국 원화 순으로 이어졌다. 이더리움 역시 상승분을 간신히 지켰다. 3,627,000원으로 하루새 0.08% 올랐고, 50일 저점과 비교하면 59.2%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세는 아직 비트코인이 쥐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의 마켓도미넌스는 67.89%로 소폭 낮아졌고, 경쟁 코인들과 시장 점유율을 두고 약한 흔들림이 감지되고 있다.

 

단기간의 조정은 도지코인과 리플 XRP에서도 반복됐다. 도지코인은 2.82% 하락한 262.3원으로 밀려났고, 리플 XRP는 3,070원으로 2.01% 떨어졌다. 50일 저점 대비로 보면 두 코인 모두 두 자릿수 반등을 이뤄냈지만, 단기 저항선 돌파에는 실패했다. 파이코인 역시 882.0원으로 0.22% 내려가며, 유동성 부족과 저항선 밀집 구간에서의 약세가 이어졌다.

 

눈에 띄는 상승률은 소형 코인군 쪽에서 감지됐다. 마스크네트워크 29.27%, 애니메코인 23.0%, 아이콘 16.95%의 한 주간 급등은 단기 투기적 수요의 표식이었다. 이와 달리 넥스페이스, 소폰 등은 하루새 12% 넘게 하락, 시장의 불안정성을 극적으로 보여줬다.

 

시가총액 구도는 여전히 견고하다. 비트코인(2,843조원), 이더리움(430조원), 테더(209조원), 리플 XRP(177조원)가 상위권을 지킨 가운데, 도지코인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플 XRP는 업비트 거래액 1위(1,626억원)를 기록했으나 시세는 하루새 1.95% 내렸다.

 

급등주로 부상한 포켓네트워크와 라이브피어, 애니메코인 등은 각각 전일 대비 11.64%, 33.39%, 11.08% 치솟으며, 급변하는 시장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반면, 넥스페이스와 소폰의 하락은 시장에 여전히 거센 조정 압력이 남았음을 입증했다.

 

코인시장의 이번 단기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기관 자금 유입 둔화, 비트코인 ETF 기대감 약화 등 복수의 요인이 겹쳐진 결과로 해석된다. 심리 지표가 중립에서 맴도는 지금, 투자자들은 과열된 추격매수 대신 분할매수, 저점매집, 그리고 대형 코인 중심의 안정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단기 급등락을 보이는 소형 코인은 잠시의 탐욕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에 각별한 경계가 절실하다.

 

시장은 다시 해후의 기다림 속으로 들어선다. 투자자는 때론 망설임이 지혜임을 배워야 하는 시기, 마음에 한줄기 경계의 선을 세우고 다가오는 정책 발표와 시장 심리 지표의 변화를 섬세하게 주시해야 할 것이다. 거래량과 심리의 변화는 앞으로도 시장의 방향타가 될 것이기에, 섣부른 단정 대신 시장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준엄한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비트코인#리플xrp#도지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