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는 증권 아니다”…미국 SEC-리플 소송, 커뮤니티 증거가 승패 갈랐다
현지시각 4일, 미국(USA)에서 2020년부터 이어진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대 리플(Ripple) 소송이 쌍방 항소 철회로 사실상 종결되면서, 암호화폐 커뮤니티 ‘XRP Army’의 법정 증거 제출이 판결 결과에 핵심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산업-규제 당국 갈등과 토큰 증권성 논란에 직접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리플은 커뮤니티의 협력을 기반으로, 불명확한 규제 환경 속에서 암호화폐 보유자 집단 행동이 실제 법원 판단에 반영된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사건의 핵심은 XRP Army 구성원들이 법원에 2,000건이 넘는 증거와 진술서를 제출하고, SEC 과거 발언·연설을 직접 수집해 소송 쟁점의 사실관계를 보강했다는 점이다. 현지시각 2023년 7월 애널리사 토레스 판사는 공중시장 거래의 XRP(엑스알피)가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면서, XRP 보유자들의 증거자료와 의견서를 주요 근거로 인용했다. 리플 법무팀은 “커뮤니티의 집단 아카이브와 증거 제출이 소송 비용 절감과 방대한 사실관계 정리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며, 자발적 참여가 법적 방어 전략 고도화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개는 SEC의 모호한 규제지침이 장기 소송의 불씨가 됐다는 업계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는 고비용·대형사건에서 커뮤니티가 실질적 정보기반 역할을 수행한 전례로 남은 셈이다. 이번 부분 승소 직후 2023년 7월 XRP 가격은 약 72%나 급등하며 0.47달러에서 0.81달러를 기록했고, 이후 최고 3.35달러까지 올랐다가 최근 약 2.85달러선에 거래 중이다.
판결 이후 국내외 반응도 엇갈린다. 친리플 진영과 암호화폐 업계는 “커뮤니티 참여가 실질적 정의 구현에 기여했다”며, 사실심리 단계에서 투자자 목소리와 구체 자료가 판사 판단의 지평을 넓히는 선례로 평가한다. 변호사 존 E. 디튼 또한 “XRP Army의 영향력을 부정하는 건 무지이거나 거짓”이라며 기여도를 강조했다. 반대로 회의론자들은 현 판결이 사건 특수성에 국한된다며, 전면적 규제 해석이나 암호화폐 전체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외신 코인데스크, 블룸버그 등도 이번 소송을 ‘토큰 증권성 분쟁의 전환점’이자 ‘커뮤니티 법정참여의 신호탄’으로 다뤘다.
전망 측면에서, 법원은 “공중시장 거래는 증권 아님, 특정 기관간 매각은 증권 해당”이라는 이원적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일반화된 규범이라기보다 디테일한 사건별 기준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 분쟁에서 증거자료의 신뢰성과 참여집단 아카이브의 역할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토큰 프로젝트 및 시장참여자들은 자료 보존, 소통기록 관리, 투명한 거래구조 구축이 방어전략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측면에서는 항소 철회로 대표적 소송 리스크가 해소됐으나, 글로벌 규제 동향과 시장 유동성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집단 참여와 증거 축적 방식이 암호화폐 규제 논쟁의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