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감옥 2부, 서대문 형무소가 노래된다”…엄기준·송영미·서범석, 고통 속 희망을 울리다→광복의 노래 새 생명

한여름 서대문형무소 안팎을 적시던 햇살과 뜨거운 숨결, 그 안에서 엄기준과 송영미, 서범석이 품은 광복의 염원이 하나의 무대로 깃든다. MBC 뮤지컬 다큐멘터리 ‘모범감옥’ 2부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역사와 신념 사이 아로새겨진 희생과 간절함을 다시 불러냈다. 배우들은 해묵은 벽 너머를 바라보던 독립운동가의 눈빛과 노래를 오늘에 새기듯, 깊고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갔다.

첫 막 ‘깃발이 되리라’ 속 강우규와 유관순의 만남은 역사책의 기록을 뛰어넘는다. 서범석이 연기한 강우규는 사형을 앞두고도 꺾이지 않는 의지와 담담한 눈빛을 품었고, 송영미가 빚어낸 유관순은 옥중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맑고 단단한 내일을 내디뎠다. 배우들의 노래와 몸짓은 뜨거운 시간의 조각들이 돼, 선명하게 그날을 불러냈다.

‘눈 오는 밤’이 펼쳐지면 신창주가 연기한 만해 한용운이 차가운 동절 감옥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읊는다. 시 ‘설야’에 깃든 기다림과 내일을 향한 기도는 관객의 마음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또 ‘타벽통보법’에서는 고훈정의 안창호, 김찬종의 김정련이 감옥벽을 두드리며 주고받던 시간의 메시지를 무대로 옮겼고, 배우들이 그려내는 역사 한 장면이 깊은 감동을 안겼다.

무엇보다 ‘그날을 위해’에서는 형무소의 침묵을 깨고 앙상블이 광복의 기쁨을 고스란히 노래한다. 절망과 신념, 만남과 이별이 교차한 공간에서 배우들의 목소리와 눈빛, 단체 무대의 절정이 희생과 자유의 가치를 관통했다. 과거의 노래가 오늘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도 저마다의 질문을 던진다.

예측할 수 없는 폭염과 빗속에서도 배우들은 실존 인물의 체온과 흔적을 온몸으로 연기했다. 엄기준은 서대문형무소를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품었고, 송영미는 유관순의 연기를 섬세하게 반복하며 끝내 굽히지 않는 의지와 눈물을 보였다. 김찬종과 간수 역 등 배우들 사이 아슬아슬한 위로와 우정, 제작진과 함께한 생생한 메이킹 영상의 솔직한 순간들은 재미와 진정성을 함께 안겼다.

‘모범감옥’ 2부는 예능과 뮤지컬 사이에서 새로운 울림을 남기며, 잊혀지지 않은 과거와 오늘의 시간을 연결한다. 독립운동가의 이름, 고통과 염원이 스며든 서대문형무소의 벽,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 속에서 바라본 광복 80년의 의미가 이제 다시 피어난다.

광복의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모범감옥’ 2부가 8월 23일 토요일 오후 8시 40분, MBC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