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위원 선거 물결”…원윤종, 슬라이딩 대표 주자→동계 최초 당선 도전
검은 얼음 위에서 펼쳐진 원윤종의 각오에는 첫 도전의 무게와 선수들을 향한 책임감이 교차했다. 봅슬레이에서 아시아 사상 첫 메달리스트로 기록된 원윤종이 한국 동계 종목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최종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치러지는 선수위원 선거를 향한 원윤종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IOC는 지난 26일 올림픽 선수위원 최종 후보 명단을 공식 발표하며, 원윤종을 포함한 11명을 선정했다. 원윤종은 올해 2월 국내 경쟁 단계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을 제치고 대표 선수로 이미 선발된 바 있다. 이어 이번 국제 심사까지 통과하며 두 번째 관문을 넘었다.

선수위원 선거는 2026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이탈리아에서 내년 1월 30일부터 2월 18일까지 올림픽 선수촌에서 펼쳐진다. 전 세계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직접 투표에 나서며 당선자는 2월 19일 공식 발표된다. 단 두 명만이 올림픽 선수위원이라는 영예를 얻는다.
후보에는 프리스타일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알파인스키 등 다양한 종목에서 총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원윤종은 슬라이딩 계열에서 유일하게 후보에 올랐으며, 전체 후보진은 남성 8명과 여성 3명으로 구성됐다. 대륙 분포로 보면 유럽 6명, 아시아 4명, 북중미 1명이 경쟁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보유한 원윤종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선수위원 경력까지 갖추며 국제무대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원윤종은 “슬라이딩 종목 대표로, 선수 전체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와 함께 유럽 출신 후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어 “아시아와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에 힘쓸 것”이라는 포부도 전했다. 대표팀 월드컵 시리즈, 캐나다 전지훈련 등 굵직한 국제 경기 일정을 활용해 선수들과 다양한 소통으로 표심을 모을 계획이다.
동계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IOC 선수위원에 최종 당선된 사례는 아직 없다. 과거 쇼트트랙 전이경, 봅슬레이 강광배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과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계 종목에서는 탁구 유승민, 레슬링 문대성이 영광을 안은 바 있다.
원윤종은 그동안의 도전사를 참고해 “선수들의 목소리를 두루 듣고, 동계종목 선수 최초의 IOC 선수위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반복해 다짐했다.
2026년 2월 19일 발표되는 이번 선수위원 선거 결과에 따라, 원윤종이 아시아 봅슬레이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새로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운 이정표를 향한 그의 도전 앞에서 팬들의 기대와 응원의 마음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