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 대거 한미 정상회담 동행”…이재명 대통령, 경제사절단과 협력 강화 나서
정치권과 재계가 한미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을 준비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4대그룹 총수를 포함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오는 25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대거 동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양국 경제 전략과 산업 안보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대규모 투자와 협력 확대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14일 재계와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24~26일 미국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에 포함될 전망이다. 여기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 각 그룹의 핵심 경영자들도 동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주요 산업별 대표 인물로 꾸려져, 반도체·자동차·배터리·조선 등 굵직한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최근 미국 현지에서 테슬라,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파운드리 공급 계약에 연이어 성공하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의 방미 일정에 맞춰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증설 계획 발표까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최근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첨단 HBM 반도체 후공정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3월 미국 내 자동차, 부품, 철강, 미래산업 영역에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투자를 공언했다.
구광모 회장도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미시간, 오하이오, 테네시 등지에서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시간과 애리조나 단독 공장 건설, 조지아·오하이오 등지의 현대차·혼다 합작법인 추진 등 북미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화두로 떠오른 마스가 프로젝트(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는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주도했다. 이들은 3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1천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분야 투자를 이끌고 있으며,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구체적인 이행 방안 및 글로벌 해운안보 협력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경제사절단 실무는 한국경제인협회(FKI·한경협)가 주관한다. 이전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에 따라 한경협이 정부 행사에서 배제되며 영향력이 약화된 바 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정재계 협력 창구로 다시 부상 중이다.
정치권은 4대그룹을 비롯한 대기업 중심의 대미 투자와 경제외교 전략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얼마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마스가 프로젝트와 같이 대규모 산업 협력, 합작공장 신설 등 시장 변동성이 큰 분야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될지 주목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화와 전략 산업 협력 심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향후 양국 간 디지털, 에너지, 인프라 등 신성장 분야 협의도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