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로 몰리는 대구”…폭염 속 도심 명소가 쉼터가 된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대구 시민들의 일상 풍경이 달라졌다. 잠깐 나서는 일상조차 신중해지는 한편, 도심 속 실내 명소를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언제부턴가 여름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에어컨 바람이 흐르는 공간, 익숙한 카페나 문화시설로 몸을 피하곤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3일 현재 대구와 경북 지역은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최고 체감온도는 35도 안팎까지 치솟고, 낮에는 36도까지 기록하는 날이 이어진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1~27도를 웃돌며 열대야까지 이어지자, 많은 이들이 야외 활동보다 실내에서 더위를 식히는 쪽을 택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SNS에서도 확인된다. ‘대구실내명소’, ‘대구에어컨여행’ 등 해시태그를 단 피드에는 친구, 가족, 연인이 시원한 실내 공간에서 나누는 풍경이 올라온다. 대구미술관에서는 여름특별전을 더위 대피소 삼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도심 속 이월드 아이스링크, 수창청춘맨숀, 국립대구과학관, 약령시한의약박물관 등 실내 체험시설과 문화공간 역시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과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여름 핫플’로 자리잡았다.
지역관광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반복되는 무렵이면 실내 명소 중심의 방문 문의가 급격히 늘어난다”며 “날씨나 건강을 고려해 가족 단위, 친구 모임, 1인 관람 등 맞춤 방문 유형도 다양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자가 대구미술관을 찾았을 때, ‘오늘은 에어컨 바람 맞으러 왔어요’라고 웃으며 인증샷을 찍는 사람이 여럿이었다. 주말 낮 아이와 함께한 한 방문객은 “강렬했던 햇볕 때문에 실내 여행지가 이번 여름엔 더 소중해졌다”고 표현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폭염에 버틸만한 대구의 실내 명소 정보 공유해요”, “올여름엔 미술관이 피서지” 등 함께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을 나누는 글이 이어진다. 그만큼 건강을 지키며 취향까지 챙기는 새로운 계절 풍경이 됐다.
기상청과 보건당국은 연일 이어지는 더위에 충분한 수분 섭취와 자외선 차단, 한낮 실외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삶의 공간이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유연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