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가른 4세트 듀스”…이선우 분투→여자배구, 폴란드에 아쉬운 1-3 패
팽팽한 긴장과 함성이 뒤엉켰던 일본 지바 경기장.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과 집념이 번갈아 스쳤다. 이선우가 21득점으로 코트를 누볐지만, 승부는 단 한 세트, 결정적 클러치 순간에서 멈춰섰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 3주 차 폴란드전에서 1-3(25-18 19-25 14-25 26-28)으로 패해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 체제 아래, 대표팀은 세계 3위 폴란드를 상대로 1세트에 리드를 잡으며 출발했다. 강소휘의 쳐내기와 이다현의 블로킹, 이선우의 오픈 공격이 줄을 이었고, 21-17까지 점수를 벌렸다. 이선우는 1세트 5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상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흐름 차단을 외쳤으나 한국은 진득하게 버텼다.

그러나 2세트부터 균열이 생겼다. 폴란드의 191cm 장신 말비나 스마제크의 공격이 위력을 떨쳤고, 강소휘가 강타를 내세웠음에도 연속 실점이 이어져 14-16에서 6점을 내줘 19-25로 밀렸다. 3세트 역시 한발 늦은 수비와 조직력 난조로 14-25로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집중력은 4세트에서 다시 빛났다. 대표팀은 시종일관 맞불을 놓으며 듀스까지 명승부를 펼쳤다. 24-23, 26-25로 먼저 앞섰지만, 한 점 차 승부에서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26-26에서 육서영의 스파이크가 코트를 벗어났고, 이어 강소휘의 강타마저 상대 블로킹에 막혀 폴란드가 경기를 끝냈다.
이선우가 21점으로 다시 한 번 대표팀의 버팀목이 되었고, 이다현과 강소휘 역시 13점씩 기여했다. 하지만 득점 찬스에서 번번이 막히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결과로 한국은 1승 8패, 최하위로 밀렸고, 폴란드는 7승 2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세르비아가 체코를 꺾으면서 하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8개국 중 최하위가 될 경우 대회 강등이 확정되는 만큼 대표팀은 남은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전에서 반전이 절실하다. 객석 곳곳에서는 한국 여배에 대한 격려와 응원이 쉼 없이 이어졌다.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땀과 표정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대표팀은 10일 오후 7시 20분, 세계랭킹 5위 일본을 상대로 다음 경기에 나선다. 이들의 투지는 팬들에게 씁쓸함과 함께 새로운 기대를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