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3개에도 흔들린 출발”…박민지, 셀트리온 퀸즈 첫날 고전→대기록 앞 운명 바뀔까
가벼운 미소로 시작된 1라운드의 아침, 박민지는 대기록 앞에서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예고했다. 미묘하게 흔들렸던 표정에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압박과 희망이 교차하는 순간이 담겨 있었다. 골프 팬들의 기대와 긴장감도 바람을 타고 경기장을 감쌌다.
박민지는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첫날 1오버파 73타로 출발했다.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가 하루 경기의 굴곡을 말해줬다. 이날 오후 2시 20분 현재 박민지는 선두와 7타 차로 70위권에 머물며, 톱랭커들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리더보드 상단에서는 6언더파로 선전한 경쟁자들이 박민지의 5연패 도전길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번 대회는 KLPGA 사상 첫 단일 대회 5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경기는 시작부터 험난했다. 특히 4번 홀(파5)에서 티샷이 오른쪽 페널티 구역에 빠지며 더블 보기를 범한 순간, 상승세는 한 차례 꺾였다. 박민지는 경기 후 "샷은 좋았는데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고, 막아야 할 땐 막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담담히 털어놨다. 이어 “거기서 크게 실망했는데, 그 마음을 끝까지 가져간 것 같아 반성해야겠다”고 되뇌었다.
박민지가 이날 들고 나온 새 퍼터도 관심을 모았다. 19승을 함께한 퍼터 대신 새로운 무기를 꺼내 든 그는 “예전 퍼터가 무겁게 느껴져 바꿨다”며 “후회는 없고 오히려 예전 퍼터였다면 더 못 쳤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변화의 이유를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경기 막판 흔들림에 대한 진지한 자기 성찰을 보였다.
질문에 답하는 박민지의 모습은 여유로웠으나, 5연패의 그림자는 어깨 너머로 어른거렸다. “제가 마음고생했다고 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후배들에게 자극을 받는다는 언급도 잊지 않았다. 승패를 넘어, 선수로서의 성찰과 동료애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는 7일과 8일 2, 3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박민지는 “전장이 길지 않아 다음 라운드엔 몰아칠 수 있다”는 각오를 전했다. 역사의 문턱에서 좌절과 희망이 오가는 이 계절, 오후 페어웨이의 바람은 다시 한번 박민지의 새로운 도전을 예감케 한다.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내면의 목소리를 다듬는 박민지, 그 한 걸음 한 걸음에 담긴 세월이 오래 기억될 듯하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의 잔여 라운드는 7일과 8일 이어지며, 박민지는 이 무대를 통해 중위권의 응어리를 털고 사상 첫 5연패를 향한 무거운 발걸음을 재정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