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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타 폭발”…김혜성, 왼손 달래며 장타→8회 교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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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타 폭발”…김혜성, 왼손 달래며 장타→8회 교체 아쉬움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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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전율은 8회, 갑작스러운 교체 소식이 전해질 때 절정에 이르렀다. 2루타를 터뜨리며 팀 흐름을 주도한 김혜성이 그라운드를 떠나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짙은 아쉬움과 함께 우레와 같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위기마다 박수를 이끌어낸 그의 존재감은 그날 밤 누구보다 또렷이 각인됐다.

 

김혜성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9번 타자이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강렬한 집중력으로 3타수 1안타 1타점, 시즌 3경기 연속 안타라는 기록을 남기며 다저스 타선에 힘을 실었다.

“2루타 활약”…김혜성, 왼손 상대 장타→8회 교체로 아쉬움
“2루타 활약”…김혜성, 왼손 상대 장타→8회 교체로 아쉬움

승부의 무드는 5회초 2사 2루에서 극적으로 달라졌다. 샌디에이고가 왼손 불펜 마쓰이 유키를 마운드에 올리자, 김혜성은 기다렸다는 듯 힘 있게 몸쪽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향해 긴 2루타를 보냈다. 이 한 방은 다저스의 동점 기회를 점화했고,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그는 앞선 2회 유격수 뜬공, 3회 삼진을 당하며 위축되는 듯 보였으나, 버텨낸 세 타석 끝에 결국 찬스를 자신의 몫으로 돌릴 줄 알았다. 잇따라 뜨거워진 타선 덕분에 다저스는 3회 역전에 성공했고, 경기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팽팽함으로 흘렀다.

 

그러나 8회초, 다저스는 전술적 선택을 내렸다. 샌디에이고의 또다른 왼손 투수 에이드리언 모레혼이 등판하자,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대신해 오른손 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를 타석에 세웠다. 플래툰 시스템이 작동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가 삼진에 그치면서, 김혜성을 더 오래 지켜보고 싶었던 팬들로부터 아쉬운 목소리가 퍼져나왔다.

 

경기가 끝날 무렵, 김혜성은 “좌완 투수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맞섰고,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을 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팬들의 뒷심을 자극한 그의 타격은 또 한 번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 이날 시즌 타율은 0.410(61타수 25안타)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리그 정상권이다.

 

8회말까지 8-8로 맞선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접전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음 시리즈에서 김혜성이 연속 안타 흐름을 이어갈지, 그리고 선발 출전 여부에 현지와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긴 하루의 끝에 다시 찾아올 시련과 기회는, 다른 누구도 아닌 김혜성 자신의 손끝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노을빛 그라운드를 배경으로 퍼지는 팬들의 응원, 다저스의 흥분된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시리즈는 곧 이어질 예정이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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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다저스#샌디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