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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만 남기고 물러섰다”…장동혁, 5·18묘지 방문에 거센 호남 민심 분출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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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거센 지역사회 반발에 막혀 참배를 끝내지 못했다. 집권 여당 지도부와 호남 시민단체 간 마찰로 5월 영령 참배라는 상징적 행보조차 차가운 민심의 벽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장동혁 대표는 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양향자 최고위원, 정희용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동행했지만 현장에는 이미 광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장 대표 일행의 출입을 강하게 저지했다.

현장에서는 “장동혁은 물러나라”, “내란 정당 해산하라”는 구호가 이어졌으며, 일부 단체 관계자는 장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며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이 물리적으로 장 대표의 이동을 호위했으나 혼란은 계속됐다. 이에 따라 장 대표 일행은 묘지 입구에서 방명록조차 남기지 못하고, 추모탑에서 떨어진 거리에서 30초 남짓 묵념만 한 채 공식 참배 절차는 무산됐다.

 

현장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광주에 올 자격 없다”, “꺼져라” 등 거친 고성이 지속됐고, 결국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는 묘지 도착 후 19분 만에 버스를 타고 떠났다. 이들은 공식 헌화와 분향도 하지 못한 짧은 일정만 소화했다.

 

이보다 앞서, 광주 81개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통해 “5·18을 폄훼하고 내란을 옹호한 장동혁 대표는 사죄해야 한다”고 밝히며 방문 자체를 규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호남 행보가 지역 여론과 극명하게 부딪치며 향후 당의 대 호남 전략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민심의 압박이 계속되는 만큼, 당 지도부의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 한 냉랭한 민심의 흐름이 쉽게 바뀌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국회는 영남-호남 지역 민심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정치권의 화합 행보가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향후 당정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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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국민의힘#광주5·18민주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