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골 화력 집중”…일본 여자대표팀, 대만 완파→동아시안컵 3연패 사냥 서막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여름 볕이 내리쬐던 오후, 일본 여자 축구대표팀이 대만의 골문을 파고들며 새 역사의 첫 페이지를 써내려갔다. 야카타 미유의 선제골이 흐름을 바꾼 순간, 장내에는 일본의 기민한 패스와 단단한 조직력이 빛을 발했다. 팬들은 네트가 흔들릴 때마다 함성과 감탄으로 피치를 수놓았다.
일본은 9일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1차전에서 대만을 4-0으로 물리쳤다. 국제축구연맹 여자랭킹 7위로 대회 최다 우승국인 일본은 힘과 기술, 속도를 앞세워 상대를 일찌감치 압박하며 주도권을 쥐었다. 지난 2008년, 2010년, 2019년, 2022년에 이어 통산 5번째 정상을 향한 도전에 산뜻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반전 초반 아이카와 하루나와 다카하시 하나가 번갈아 위협적인 슈팅을 퍼부었으나, 대만 골키퍼의 선방과 골대 불운이 겹쳐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반 22분, 나루미야 유이의 절묘한 침투 패스와 아이카와 하루나의 크로스가 곧 야카타 미유의 오른발로 이어지며 기다리던 리드를 가져왔다. 기세를 이어 전반 25분에는 다키카와 유메가 쇄도해 추가골을 만들며, 일본이 2-0으로 앞서 나갔다.
공격의 끈을 놓지 않은 일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다시 한 번 스코어를 벌렸다. 중원에서 야마모토 유즈키의 패스를 받은 다카하시 하나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3번째 골을 완성했다. 후반 25분에는 요시다 리코가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가 대만 수비 천잉후이의 몸을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며 4-0,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은 90분 내내 대만을 상대로 유효 슈팅과 점유율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상대에게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높은 라인과 빠른 압박에서 비롯된 조직력, 그리고 여유 있는 득점력은 동아시안컵 3연패를 넘어서 아시아 여자 축구의 지평을 확장하는 원동력으로 평가됐다.
수원에 모인 현지 팬들은 일제히 일본 선수단을 향해 격려와 갈채를 보냈다. 새로운 영광과 기록에 도전하는 일본의 다음 행보는 대회 2차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초여름 햇살을 닮은 시원한 경기력, 일본의 발끝은 통산 5번째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