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5천이 스친 밤”…강주은·최민수, 균열 위 담담한 온기→진짜 이유는 어디에
기억의 저편, 사라진 돈보다 진하게 남은 건 마음의 흔적이었다. 밝음과 침묵이 교차하는 거실 한켠, 강주은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그날을 응시했다. 손끝을 떨게 했던 오후, 뒤돌아서며 마주한 건 어쩔 수 없이 흐르는 시간과 그 속에 쌓인 안도였다. 최민수는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아내의 상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감싸 안았다. 날 선 다짐보다 담백한 미소 한 줄, 말 뒤에 숨긴 위로가 지난날의 굴곡을 조용히 흐르게 했다.
지난 28일, 공개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 영상에서 강주은은 미스코리아 시절부터 거침없이 내달렸던 인생을 이야기했다. 누구보다 대담하게, 주식 투자에 두려움 없이 도전했지만 IMF 시기에 3억 5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날린 아픔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허탈함은 잠깐, 강주은은 남편 최민수가 언제나처럼 결과를 탓하지 않고 다정한 한마디로 곁을 지켜준 사실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어떻게 알 수 있겠냐”며 던진 최민수의 말은 실패의 충격을 부드럽게 덮어준 담요 같았다.

이어지는 영상에서는 광고 출연 제안을 둘러싼 아쉬운 추억도 다시 떠올랐다. 강주은은 “남편이 머리만 조금 잘랐다면 큰 CF 기회가 왔을 텐데, 예술가로서의 신념을 택했다”며 씁쓸했던 속내를 소회했다. 첫 선택 앞에 실망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결국 서로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어른의 사랑을 배웠다. 시간이 지난 뒤 머리카락을 자르겠다던 남편에게, 강주은은 자신만의 속내를 솔직하게 꺼냈다. 기회가 이미 흘러간 뒤에야, 모든 감정은 지난날의 유물이 됐다. “지금 다시 하겠다고 하면 늦을까”라는 최민수의 여운 짙은 말에는 시간의 무게와 아쉬움이 묻어났다.
1993년 미스 캐나다 진 출신으로 한국에 온 강주은은 1994년에는 미스코리아 본선과 동시에 신인 배우 최민수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어느 하나 완벽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믿고 감싸는 법을 익혔다. 인생의 가장 단단한 시기에도, 실패와 포기가 나란히 다가와도 둘의 믿음은 무너지지 않았다. 돈의 크기도, 아픔의 흔적도 결국 부부의 관계 안에서 지나간 서사가 됐다.
기회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손실은 늘 조용히 마음을 흔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함께 견뎌낸 시간과 깊어진 이해였다. 강주은과 최민수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앞에서도 서로를 탓하기보다 이해와 위로를 건넸고, 그 언어들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추억이 됐다. 조심스럽게 피워낸 고마움, 시간이 흐르며 완성되는 이들의 우정과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강주은과 최민수의 진솔한 인생 고백, 지나간 위기와 용서의 순간들은 31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