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영 각성의 무대”…한국 펜싱, 세계선수권 재도전→명예회복 갈림길
펜싱 검 끝에 실린 기대와 긴장, 그리고 재도전의 열기가 트빌리시 하늘 아래에서 다시 타오르고 있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2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복귀하며, 2023년의 아쉬운 성적을 뒤엎고 새로운 금빛 신화를 써내려갈 결의를 다지고 있다. 금메달은 물론, 종합 순위에서 ‘강국’의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뜨거운 여정이 시작됐다.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22일부터 30일까지 펼쳐지는 2025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는 한국 펜싱은, 지난 2023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금메달 없이 7위에 머물렀던 뼈아픈 기억을 털고 반전을 꾀한다. 당시 남자 사브르의 단체전 5연패 달성이 좌절되고, 개인전 입상 역시 이뤄지지 않아 부진이 명확했다. 하지만, 이어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를 포함한 메달 12개로 종합 우승을 일궈냈고, 파리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의 기쁨을 누리며 ‘효자 종목’의 진가를 증명했다. 최근 아시아선수권 종합 3위에 머문 만큼, 세계무대에서 ‘톱3 복귀’라는 숙제가 남았다.

새로운 바람의 주역으로 세계랭킹 2위에 올라선 전하영(서울특별시청)과 남자 사브르 6위 박상원(대전광역시청)의 도약이 팬들을 설레게 한다. 두 선수는 파리 올림픽 출전 막내 신분에서 한층 성숙한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전하영은 2024-2025시즌 월드컵과 그랑프리에서 세 차례 정상에 오르며 한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고, 꾸준한 상승세 끝에 안정적인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박상원 역시 시즌 그랑프리 우승, 월드컵 동메달 등 꾸준한 실적으로 상승 동력을 이어간다. 특히 두 선수는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나란히 개인전 정상에 오르며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넓혔다.
한국 펜싱의 저력을 상징하는 또 한 명의 영웅, 여자 에페 세계랭킹 1위 송세라(부산광역시청)는 월드컵, 그랑프리 다수 입상에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우승까지 더하며 묵직한 지원군 역할을 이어간다. 2023년 아쉬움을 남긴 대표팀에게는 도약의 여지가 열려 있고,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바라보는 세대교체 속에서 이번 대회는 가늠자이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술 변화와 동시에, 선수들마다 자신만의 성장 공식이 묻어난다. 주전급 선수들의 국제 무대 활약은 물론 신예들의 깜짝 돌풍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팀 분위기 또한 세계 강국들과의 재격돌 앞에 분주해지고 있다. 현지에 모인 펜싱팬들과 대표팀 가족들은 경기장 전체를 응원으로 물들이며, 묵직한 함성 속에서 ‘명예회복’을 호소 중이다.
익숙한 이름과 낯선 풍경이 스며드는 7월의 트빌리시에서, 펜싱 선수들은 각자의 한계와 마주하고 있다. 검과 땀, 환호와 아쉬움에 담긴 시간은 곧 한국 펜싱 자체의 역사다. 펜싱 대표팀의 여정은 7월 22일부터 30일까지 조지아 트빌리시 세계선수권 대회 현장에서, 다시 한 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