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기소 분리, 거역할 수 없는 과제인가”…여야, 검찰개혁 공청회서 정면 충돌

검찰개혁 입법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청회에서 다시 한 번 강하게 맞붙었다.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청 폐지 등 핵심 현안을 두고 양당은 진영 논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는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 진술인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측은 “검찰개혁은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과제”라고 선언하며 신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검찰개혁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국회가 국민의 명을 받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사 출신 박균택 의원은 “표적 수사 등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오늘날의 상황에 이르렀다”며, 민주당 중심의 직접 수사권 폐지 추진 필요성을 역설했다. 법안 발의자인 김용민 의원은 과거 국민의힘도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동의했던 전례를 언급하며 “수사·기소 분리는 기득권 포기이지 강화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 폐지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당의 개혁 법안이 형사사법 시스템에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사 출신 조배숙 의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온 게 근본 문제”라면서, 검찰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이 새로운 권력기관 탄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곽규택 의원은 “보복 수사 논란에서 시작한 개혁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야당 간사 장동혁 의원은 “검찰청 폐지와 권한 분산은 정치 검찰을 없애는 대신 정치 경찰과 경찰 국가로의 전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여당 안의 설계상 문제를 부각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민주당 진술인 김필성 변호사는 “조직 근본 개편 없이는 검찰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현행 제도로는 개혁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황문규 중부대 교수는 “수사권 다원화 시대에 맞는 제도와 장치가 필요하다”며 공세를 더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 김예원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실상 수사와 기소는 이미 분리된 상태”라면서, 경찰·검찰 각자의 역할 강화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종민 변호사도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무조건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안의 본격 심의와 표결을 앞둔 가운데, 이날 공청회는 여야간 정면 충돌을 재확인한 무대로 기록됐다. 정치권은 각 진영 논리를 내세워 추가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며, 국회 법사위는 향후 상임위 논의 일정을 조율한 뒤 검찰개혁 법안 심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