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이 밝힌 홈플러스의 하루”…MBK 인수 10년 상처, 10만 명 생계→진짜 위기는 누가 짊어지나
대형마트의 불빛 아래 모인 수많은 일상, 그 안에서 가족의 미래와 생계가 한순간에 흔들리고 있다. KBS 1TV ‘추적 60분’이 방송한 1417회에서는 회생 절차를 밟게 된 홈플러스, 그리고 그 곁에서 버티던 10만 명의 이야기들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회색 도시의 중심에서 노동자, 배송 기사, 점주, 투자자는 예고 없는 파도 앞에 갈 곳을 잃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홈플러스는 한때 업계 2위의 영광을 누렸지만, 시장의 대격변과 더불어 2025년 3월 4일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생태계, 오프라인 매장 침체, 급등한 최저임금, 그리고 코로나19의 충격이 복합적으로 쌓인 결과였다. 기업은 외부 환경을 탓했지만, 막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그림자는 더 짙었다. MBK파트너스가 2015년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홈플러스를 인수했을 때부터 문제의 싹은 잉태됐다. 금융권은 초기 차입금 구조와 LBO 방식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직원, 배송기사부터 입점한 소상공인까지 1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회생 소식에 하루아침에 일터와 생계를 빼앗길 위기를 느꼈다. 이미 100여 명의 배송기사가 계약 해지를 통보 받았고, 점포 폐점, 구조조정의 암운이 오롯이 현실이 됐다. 입점 점주들은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던 날들을 견뎌야 했고, 납품 대금 지급마저 지연돼 외상과 대출로 버티는 지경에 몰렸다.
투자자들에게도 회생 결정은 한순간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날벼락이었다. 홈플러스를 믿고 전재산을 맡긴 사람들조차 기업회생 하루 만에 투자금이 0원이 돼버린 현실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피해 추정액만 4,600억 원에 달할 정도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이후 4조 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일부 점포를 재임차했고, 이는 또다시 높은 임대료 부담과 점포 운영난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M&A 추진이라는 소식이 겹치면서 시장은 “실질적 자구책 없는 퇴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남겨진 이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점포의 불이 꺼지고, 사람들이 등을 돌린 자리에 남은 것은 누가 책임질 수 없는 생계의 그늘이었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이면, 그리고 ‘희망’이라는 말을 잃어버린 도시의 사람들. KBS 1TV ‘추적 60분’ 1417회 ‘엑시트 - MBK, 홈플러스와 헤어질 결심’에서는 거대 자본의 논리 이면에 내몰린 현장과 그 속 내면의 아픔을 조명했다. 프로그램은 7월 4일 금요일 밤 10시 시청자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