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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위암도 잡는다”…아이넥스, 내시경영상 판독 정확도 혁신
IT/바이오

“AI가 위암도 잡는다”…아이넥스, 내시경영상 판독 정확도 혁신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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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내시경 분석 기술이 위암·대장암 검사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기업 아이넥스와 서울대학교병원이 4년간 공동 개발한 의료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에나드(ENAD)’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진행성 위암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연구는 올해 2월 국제 암 학술지 ‘Cancer’에 게재되며 의료 현장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업계는 내시경 전문의의 숙련도 편차와 검사의 한계를 보완하는 AI 기반 진단 보조의 상용화가 ‘의료 AI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에나드는 보만 4형 위암 등 위벽 전체에 침투하는 난치성 악성 종양을 실시간 내시경 영상에서 환자의 미세 변화를 잡아내는 성능을 선보였다. 에나드와 같은 내시경 영상 분석 AI는 실제 검사 현장에서 사람의 눈이 놓칠 수 있는 병변을 즉시 검출·화면상에 표시, 의료진의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도운다. 아이넥스는 2023년 7월 내시경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로 국내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에나드의 경쟁력은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대용량·고품질 영상 데이터베이스로 학습시켜 의사의 숙련도나 근무 환경에 따른 진단 편차를 크게 줄인 데 있다. 백색광·영상증강모드 등 다양한 조건에서 실측 데이터를 전향적으로 수집해 현장 적합성을 높였고, 미세한 패턴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내시경 검사 시 위암, 대장 폴립, 선종 등 탐지 효율을 신뢰성 있게 높였다는 평가다.

 

실제 대장내시경 AI 보조 시스템인 ‘에나드 캐드지(ENAD CAD-G)’와 ‘에나드 캐드이(ENAD CADe)’를 활용한 비교 연구에서도 기술 차별성이 부각됐다. 동일 민감도를 지닌 두 AI 시스템의 위양성률을 비교한 결과, 위양성률이 낮은 시스템의 선종 발견율(50.4%)은 표준 대장내시경(44.3%) 및 위양성률이 높은 시스템(43.4%) 대비 각각 6.1%p, 7.0%p 높았다. 또한 비종양성 용종 절제 비율은 21.3%까지 억제, 불필요한 시술 감소를 실증했다. 결과적으로 환자 안전성 향상과 의료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영상 기반 AI의 실사용성은 대규모 임상데이터 확보와 ‘위양성(정상 조직의 오인식)’ 최소화 기술에 좌우된다고 본다. 아이넥스 연구팀은 “경험 많은 의료진과 숙련도가 낮은 의료진 간 검사 정확도 차이가 10~40%포인트에 달한다”며, “AI 솔루션 도입이 검사 결과의 표준화와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 강조했다. 실제 이번 연구는 네이처 리서치의 ‘디지털 메디신’에도 등재되며 글로벌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엘린자이텍, 딥메디컬 등 미국·유럽 AI 기반 내시경 진단 플랫폼 경쟁도 본격화됐다. 한편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영상AI 관련 2등급 허가 정책이 산업 성장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데이터 윤리, 환자 개인정보 보호 준수와 더불어 AI 영상판독 결과의 법적 책임 범위 등 후속 제도화 논의가 관건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내시경 기반 AI 기술 혁신이 위암·대장암 예방과 조기진단 시장을 재편할지, 실질적 의료현장 안착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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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넥스#에나드#내시경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