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전도성 수화젤 신기술”…근육재생 치료 혁신→차세대 바이오 헬스 전환
국내 바이오 소재 연구가 한 차원 도약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충남대학교 연구진이 전기활성 조직의 재생을 위한 주입형 전도성 수화젤 플랫폼을 개발해, 기존의 치료 한계를 획기적으로 넘어서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도성 수화젤’은 손상된 골격근 조직의 복원뿐 아니라, 심장·신경 등 다양한 전기활성 조직 재생에까지 응용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시된다.
근육 대량 손실은 교통사고, 군사적 외상, 외과적 절제 등으로 인해 자연적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난치성 손상을 야기한다. 지금까지는 자가 조직 이식이 유일한 근본 치료법으로 여겨졌지만, 이식 가능한 조직의 물리적 한계와 2차 감염, 통증, 흉터 등 부작용으로 인해 새로운 해법이 요구돼왔다. 이에 따라 최근 생체적합성과 미세 환경 모사에 강점을 가진 ‘수화젤(hydrogel)’ 기반 조직 재생 소재가 부상했다.

특히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골격근, 심근, 신경 조직 등 ‘전기전도’ 특성이 치료성능을 좌우하는 생체 조합이다. 본 전도성 수화젤은 천연 고분자인 글리콜 키토산에 헥사노일 구조를 도입해 생분해성과 체온반응 특성을 동시에 구현했고, 여기에 혁신적 소재인 맥신(MXene) 나노입자를 융합함으로써 생리적 환경에서 우수한 전기전도성(0.72 mS/cm)과 낮은 임피던스(2.03 kΩ)을 확보했다. 상온에서는 액체로 유지되다가 체온(30°C)에서 젤로 고정되는 역상전이 특성 덕분에, 복잡한 손상 부위에도 주사만으로 정밀하게 접합·고정할 수 있다.
실험용 생쥐모델을 통한 전임상 실험에서는 수화젤 단독 주입만으로도 손상 조직의 근섬유 재생과 기능 회복이 확인됐으며, 전기 자극을 추가 적용한 그룹에서는 근육 수축력과 재생 정도가 더욱 뚜렷이 제고됐다. 이러한 다층적 재생 효과는 전기전도성 수화젤이 세포 내외 신호전달, 성장 인자 활성 등 다면적 생체기능을 적극 조율함을 시사한다.
GIST 이재영 교수는 “이번 주입형 수화젤 기술은 근육뿐 아니라 심장, 신경, 뇌와 같이 전기 활성화 기반 조직 전반에 새로운 재생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며, “자가이식 제약에서 벗어나 미래 의료 현장의 맞춤형 치료에 중대한 도약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하에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2024년 5월 발표됐다. 바이오 소재 혁신을 이끌며 첨단 재생의학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