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무대에서 EDM 파티까지”…부산 영도맥주축제, 도심 속 여름 밤을 물들이다
요즘은 여름 밤에 도심 한복판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며 무대 공연을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넓은 공원이나 숲을 찾아야 했던 축제의 감각이, 이젠 부산 영도구의 바다와 해풍, 그리고 화려한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사소해 보이지만, 도시에 피어난 새로운 밤 문화 속에는 달라진 휴식과 만남의 풍경이 녹아 있다.
실제로 ‘영도맥주축제’는 부산의 상징적 장소인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8월 16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며, 누구나 무제한 생맥주 시음과 살아있는 음악 라이브, EDM DJ 파티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어느새 현장에 들어서면, 팔짱을 끼고 춤추는 친구들, 인기 가수 무대 앞을 가득 메운 시선, 돗자리를 깔고 푸드트럭 앞에 늘어선 가족 단위의 모습까지 색다른 여름 도심의 한복판이 된다. SNS엔 큼직한 맥주잔과 레트로 무대를 배경으로 찍은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해양과 도시가 만나는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은 해마다 방문객이 늘고, 영도맥주축제 기간에는 지역 경제와 관광 수요가 크게 뛰어오른다. 더불어 축제장은 음악 공연뿐 아니라 지역 먹거리를 담아낸 푸드트럭, 감성 포토존과 소맥자격증 부스, 그리고 다 함께 참가하는 댄스 챌린지와 인증 이벤트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맥주 페스티벌’이 아니라, 도시와 사람이 만나 새로운 기억을 쌓는 복합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해석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청년은 “축제장에 오면 잠시 일상을 잊고 음악과 사람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라고 털어놨고, 가족 단위 방문객은 “아이와 함께하는 포토존 체험이 뜻밖의 추억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부산의 새로운 밤 명소로 찜했다’, ‘음악과 맥주, 익숙한 것들의 낯선 조합이 좋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그만큼 도심의 다양한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하루의 여행, 누군가에게는 친구와의 우정이 깊어지는 순간이 되고 있다.
결국 축제는 단순한 소음이나 소비가 아니라, 도시의 리듬을 바꾸는 새로운 문화 지도다. 영도구의 여름 밤이 더욱 자유롭고 활기차게 흐르는 것은, 바로 이곳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마주쳐 취향과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일 것이다. 작고 사소한 축제 한 장면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 삶의 온도와 연결의 의미는 조금씩 바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