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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842경기 불꽃 등판” 진해수, KBO 역사의 한 페이지→롯데에서 은퇴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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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 속 사직구장, 진해수의 눈빛은 긴 시간의 기억과 이별의 감정이 교차했다. 롯데 팬들의 박수와 환호가 장내를 메우며, 진해수는 한 시대를 풍미한 모습 그대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누구보다 묵묵히 마운드를 지킨 진해수는 842경기라는 숫자만큼 깊은 족적을 KBO 리그에 남겼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9일 진해수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부산에서 자라 경남중, 부경고를 졸업한 진해수는 2005년 KIA 타이거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를 거쳐 2024년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왔다. 고향 팀 복귀로 새로운 출발을 꿈꿨지만, 이제 그의 야구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통산 842경기 등판”…진해수, 롯데에서 은퇴하며 KBO 4위 기록 남겨 / 연합뉴스
“통산 842경기 등판”…진해수, 롯데에서 은퇴하며 KBO 4위 기록 남겨 / 연합뉴스

진해수는 대부분을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KBO리그 등판 4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역대 KBO리그에서 정우람(1,005경기), 류택현(901경기), 우규민(856경기)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등판 수다. 현역 중에는 김진성(LG, 764경기)이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진해수의 자리는 당분간 굳건할 전망이다.

 

프로 통산 기록은 25승 31패 2세이브 157홀드, 평균자책점 5.02를 남겼다. 특히 롯데 이적 첫 해인 2023시즌에는 54경기에 출장해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6.18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4시즌은 1군 무대에 설 기회 없이 아쉬움을 삼켰다.

 

진해수는 롯데 구단을 통해 “롯데에 온 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힘이 됐다. 고향 팀에서 커리어를 마감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남겼다. 아쉬움과 감사, 그리고 책임감이 고스란히 담긴 목소리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날 진해수를 포함해 신병률, 박영완, 배세종 등 투수진과 오창현, 백두산 등 야수진도 방출 명단에 올린다고 전했다. 새로운 시즌을 맞아 선수단 전열을 가다듬고, 또 다른 도전의 준비에 나선다.

 

가을비가 적시는 그라운드에서 진해수가 남긴 발자국은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선수와 팬, 그리고 구단이 공유한 마지막 장면은 다시금 야구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진해수의 여운 어린 퇴장은 팬들에게 긴 시간의 응원과 함께 따뜻한 위로로 남았다. KBO리그 한 페이지를 장식한 진해수의 기록과 이야기는 영원히 회자될 것이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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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수#롯데자이언츠#k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