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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무대 위 그리움의 불꽃”…콘서트의 순간이 남긴 울림→가을 기다리는 팬심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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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무대 위 그리움의 불꽃”…콘서트의 순간이 남긴 울림→가을 기다리는 팬심 흔든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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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턱에서 다시 돌아보는 양준일의 음악은 제각기 다른 계절의 빛깔과 결을 머금는다. 양준일은 스스로의 이십 대부터 오십 대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의 사랑을 불꽃, 균열, 기도라는 이름으로 노래하며 청춘의 한 자락을 장식해왔다. 담백한 목소리와 직설의 언어, 그리고 때론 서툼마저 아름다운 진심이 그의 음악 속에 깊게 스며들었다.

 

‘그리움’으로 점철됐던 이십 대의 양준일은 사랑을 영원이라 부르며 청춘의 열정을 내던진다. 한국어가 아직은 서툴렀던 그 시절, “오늘 밤 사랑이 우리의 영혼을 뜨겁게 영원히 태운다면”이라고 고백하던 목소리는 흰 캔버스를 휘젓는 날것의 에너지처럼 솔직하고 뜨겁다.

양준일 SNS @jiytime
양준일 SNS @jiytime

삼십 대에 들어선 양준일은 ‘True Love’와 ‘Because’에서 관계의 균열과 깊이를 동시에 끌어안는다. 찢긴 마음마저 껴안는 그의 고백, 웃음 뒤에 머금은 눈물이 돋보이는 ‘Good-Bye’의 여운이 슬며시 스며들고, 헤어짐의 집착은 결국 ‘Goodbye_X_Love’로 서정적 리메이크돼 세월의 무게를 덤덤하게 노래한다.

 

시간의 강을 건너온 양준일은 ‘하루하루’의 나른한 고독, 그리고 한 줄기 사랑의 온기를 담아내며, “이제 우리의 시간이라”는 다짐과 함께 ‘Let’s Dance’라는 손길을 건넨다. 오랜 시간 쌓아온 기도와 헌신의 끝에서 ‘Crazy Hazy’를 부르짖으며, 무릎 꿇고 전하는 뜨거운 다짐이 검은 잉크처럼 오래 남는다.

 

페이드아웃돼가는 무대의 조명 아래, 양준일의 실루엣은 외로움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고요한 환상으로 완성된다. 가볍게 나부끼는 코트 자락과 미묘하게 흔들리는 어깨,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돌리는 그의 얼굴은 가을의 쓸쓸함 한가운데 깊은 울림을 남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고독한 순간이 객석을 밝히는 찬란한 빛이 돼 돌아온다.

 

콘서트의 찰나를 지나온 팬들은 반복되는 재생에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이 그리움에서 비롯된 더욱 깊은 애정을 품는다. 양준일의 노래와 팝커버로 빼곡하게 채운 플레이리스트는 지금 이 가을에도 팬들의 마음에 황금빛 들판의 무게로 내려앉는다. 삼십 년 넘게 쌓여온 양준일의 서사는 어느새 팬 각자의 내면 풍경이 돼, 오래도록 삶의 등불로 남는다.

 

한편, 양준일이 가을을 맞아 노래하는 감성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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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그리움#let’s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