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포-만루포 폭발”…박병호 이재현 맹타→삼성, KIA 8-0 완승 3위 도약
벼랑 끝에서 터진 홈런 한 방, 이어진 만루포는 선수와 팬 모두에게 깊은 전율을 안겼다. 팽팽했던 승부의 흐름이 한순간에 뒤집힐 때, 박병호와 이재현의 배트 끝에는 기대와 응원, 그 모든 감정이 응축돼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KIA 타이거즈를 상대하며 치러낸 승부의 의미는 기록과 열정, 그리고 다시 열린 희망에 있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과 KIA 경기가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졌다. 경기 초반은 두 팀 모두 조심스럽게 자신의 색을 드러내는 시간이었다. 4회 1사 만루에서 삼성은 김태훈의 땅볼과 황대인의 실책으로 먼저 두 점을 얻어내며 흐름을 틀었다. 투수 교체와 수비 집중력이 엇갈렸고, 작은 공격의 틈이 경로를 바꿨다.

경기는 7회에 본격적으로 요동쳤다. 박병호가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의 체인지업을 정확히 포착,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시원한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이 한 방으로 시즌 10번째 홈런과 함께 프로야구 역대 11번째,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란 기록을 세우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은 8회 공격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박승규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한 뒤, 2사 만루 기회에서 이재현이 KIA 불펜을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점수는 순식간에 8-0까지 벌어졌고, 이재현의 시즌 7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만루 홈런이라는 기록이 남았다.
삼성 투수진의 힘 역시 빛났다. 선발 최원태는 6이닝 동안 단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았고, 시즌 5승째와 개인 첫 무실점 경기를 함께 이뤘다. 투타의 조화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경기 후 박병호는 “힘든 시기에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고, 이재현 또한 “중요한 순간 좋은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다”며 동료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SNS에는 ‘이재현 그랜드슬램’, ‘박병호 13연속 홈런’ 등 수많은 해시태그가 올라오며 현장의 열기와 여운을 이어갔다.
이 승리로 삼성은 롯데 자이언츠를 제치고 단독 3위에 올라섰다. 남은 시즌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만들어갈 서사와 도전의 결말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다음 경기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12일 다시 시작되며, 그라운드 위 또 다른 이야기가 예고 없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