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극장 동점골”…한국, 추가시간 기적→중국전 무승부로 숨결 살렸다
끝난 줄만 알았던 시간,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의 시선은 하나로 모아졌다. 이제 막 종료 휘슬을 앞둔 후반 추가시간, 지소연이 중원에서 받아든 공이 정확한 궤적으로 골문을 향했다. 강렬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고, 한국 선수들은 절묘한 동점골의 순간을 뜨겁게 포옹했다. 경기장에는 아쉬움을 삼켰던 팬들의 박수가 한층 크게 울려퍼졌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여자부 1차전에서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중국과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첫 승점 1을 가져갔다. 20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는 대표팀에게는 쉽지 않은 출발이었지만, 지소연의 극적인 동점골이 패배 위기를 기회로 바꾼 값진 승부였다.

한국은 전유경과 지소연을 최전방에 세우고, 좌우에 문은주와 강채림을 배치해 빠른 압박으로 중국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초반 강채림의 중거리 슛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전반 15분 야오웨이에게 첫 실점을 허용했다. 전유경이 연이어 골문을 노렸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 아웃된 것은 치명적인 변수였다. 이어 문은주의 골키퍼와 맞선 결정적 기회마저 불발되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전반 추가시간, 장슬기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라 1-1로 균형을 맞춘 것이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 후반 들어선 중국의 거친 수비와 압박에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후반 22분 사오쯔친에게 추가 실점을 내주며 승부의 저울이 중국 쪽으로 기울었고, 지소연의 슛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산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지소연의 투혼이 다시 한 번 대표팀을 구했다. 상대 진영에서 받은 볼을 과감히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극적으로 골망을 흔든 것이다. 이 골은 패배 위기에서 얻어낸 동점이었다. 이날 한국은 슈팅 9개, 유효슈팅 4개를 기록하며 어렵사리 승점 1을 챙겼다.
경기 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선수들의 투지를 칭찬하는 현장 팬들의 박수와 응원이 이어졌다. 한국은 13일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 그리고 지소연의 마지막 한 방이 만든 여운은 우승에 도전하는 대표팀의 다음 행보에 새로운 기대를 걸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