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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에 6200만원 목걸이 선물”…이봉관·박성근, 특검에 인사청탁 의혹 정면 조사
정치

“김건희에 6200만원 목걸이 선물”…이봉관·박성근, 특검에 인사청탁 의혹 정면 조사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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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나토 목걸이’ 인사청탁 의혹을 둘러싼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이 9월 2일 동시에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지난 2022년 3월 이봉관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62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선물하며 박성근 전 실장이 공직에 나설 수 있도록 인사 청탁을 했다는 사실이 특검에 자수로 드러나며, 정치권의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8분경, 휠체어에 마스크를 쓴 이봉관 회장은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용히 들어섰다. 취재진이 “김건희 여사에게 실제로 목걸이를 직접 건넸는가”, “목걸이 선물과 박성근 임명 간 연관성이 있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으나, 이 회장은 답변을 거부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검사 출신인 박성근 전 실장은 2022년 울산지검을 거쳐 약 3개월 후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서실장 자리에 임명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실장 역시 이날 오후 2시 특검팀에 출석했으나 “총리 비서실장 청탁 여부”, “임명 당시 선물과 청탁 사실 인지 여부” 등 계속된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는 목걸이와 관련된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불거졌던 2022년 6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지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4년 특검팀 조사 과정에서 그간 김 여사가 ‘모조품’이라고 주장했던 목걸이에 대해, 이봉관 회장이 진품 실물을 직접 제출하며 진위 공방이 본격화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수집한 모조품과 함께 이 회장이 제출한 진품을 증거로 제시, “증거 인멸 정황”을 지적했다.

 

정치권은 특검의 이날 조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검은 “목걸이 전달 경위, 인사청탁 실현 여부 등 주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집중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권력층과 민간의 불투명한 유착 고리”를 비판하며 특검 수사의 엄정성을 촉구했고, 여권 일각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의혹 제기”라며 신중론을 견지했다.

 

또한, 특검팀은 국민의힘 당내 공천 청탁과 관련한 수사도 병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공천 청탁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박창욱 경북도의원도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전성배 씨가 사업가로부터 받은 ‘공천 청탁’ 문자 가운데 박창욱 의원과 봉화군수 등이 직접 거론됐고, 선거 후에는 “덕분에 당선됐다”는 문자가 오간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팀은 당분간 김건희 여사 및 관련 인물들의 자금·인사 흐름, 재산신고 및 수사자료 반출 여부 등 전방위적 수사 확대를 시사했다. 정치권은 이번 인사청탁 의혹과 증거 인멸 논란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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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김건희#박성근